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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빌더처럼 보인다?” 운동 후 구불구불한 혈관, 사실은 하지정맥류 신호

입력 : 2025-12-07 00:01:28 수정 : 2025-12-07 16: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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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man hands, barbell and weights training of a bodybuilder in a fitness gym. Exercise, workout and muscle of a African athlete doing sports, power deadlift and hard challenge in a health club.

겨울이 다가오며 실내 헬스장으로 모여드는 운동 인구가 부쩍 늘고 있다. 특히 보디빌딩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운동 후 팔·어깨·종아리의 혈관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모습을 일종의 ‘운동 성과’로 여기는 분위기도 있다. 실제로 SNS에는 펌핑된 근육과 도드라진 혈관을 자랑하는 인증샷이 꾸준히 올라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운동 후 튀어나온 혈관이 모두 정상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선명해 보일 수는 있지만, 혈관이 구불구불하거나 한쪽만 불룩 솟는다면 하지정맥류의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민트병원 인터벤션센터 김건우 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은 “근력운동 후 일시적으로 혈관이 도드라질 수 있는데 정상 혈관은 일직선으로 뻗어 있고 하지정맥류는 혈관 판막이 약해져 혈액이 역류하면서 압력을 받아 구불구불하게 변형된다”고 설명했다.

 

◆운동 중 쥐·저림·부기 반복되면 ‘정맥기능이상’ 의심

 

김건우 원장은 “운동 후 쥐가 자주 나거나, 운동하지 않을 때도 혹처럼 튀어나온 혈관이 관찰되는 경우, 발이 저려 잠에서 깨는 경우 정맥기능이상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근육 펌핑으로 생기는 혈관 돌출은 일시적이지만 정맥류는 시간이 지나도 형태가 유지되거나 악화되는 특징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확한 1차 진단은 ‘도플러 초음파’…CT·MRI보다 우수

 

하지정맥류가 의심될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검사는 도플러 초음파다. 김 원장은 “도플러 초음파는 혈관 확장 정도, 혈류 흐름, 판막 기능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어 CT나 MRI보다 정맥류 진단에 정확하다”며 “증상이 반복된다면 인터벤션 병원에서 조기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건우 원장에 따르면 정맥기능부전은 단계별 치료가 가능하다.

 

초기인 1기 환자는 정맥순환제와 의료용 압박스타킹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2~3기로 진행해 혈관이 외관상 크게 돌출된 경우에는 역류의 원인이 되는 복재정맥을 폐쇄하는 시술이 필요하다.

 

김건우 원장은 “최근에는 절개 없이 시행하는 고주파·레이저 치료, 베나실·클라리베인·플레보그립 같은 비열 비절개 치료법이 널리 쓰인다”고 설명했다.

 

◆치료 후에도 ‘재발 관리’ 중요…근력 운동 시 지켜야 할 점

 

김건우 원장은 “시술 직후부터 가벼운 활동은 가능하지만, 복압을 급격히 높이는 동작은 혈관 회복을 방해하고 재발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체에 부하가 크게 걸리는 데드리프트·스쿼트·레그프레스는 순간적으로 복부와 하지정맥 압력을 증가시켜 정맥 내벽에 스트레스를 준다.

 

회복 초기에는 무리한 중량 대신 걷기·가벼운 실내자전거처럼 혈액 순환을 자연스럽게 돕는 운동이 더 적합하다. 근력 운동을 재개할 때도 기존 중량의 절반 이하에서 시작해 서서히 강도를 올리는 방식이 안전하다.

 

또한 운동 자세 역시 중요하다. 김건우 원장은 “호흡을 참고 버티는 ‘발살바 호흡’은 복압을 비정상적으로 높여 정맥 압력을 더욱 상승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 한다”며 “반동 없이 천천히 들어 올리고, 호흡을 내쉬면서 힘을 쓰는 기본 원칙만 지켜도 혈관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시간 서서 운동하는 종목도 주의가 필요하다. 기립 자세가 오래 유지되면 하지정맥에 체중이 집중돼 부종과 혈류 정체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김건우 원장은 “중간중간 종아리 스트레칭을 하거나, 세트 사이에 발목 펌핑 운동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혈액 역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시술 이후에는 운동 직후 냉찜질과 가벼운 마사지로 정맥 압력을 안정화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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