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스포츠

검색

[SW인터뷰] ‘신교대 조교’에서 공룡으로 돌아온 NC 이준혁… “왜 1군에 있어야 될 선수인지 증명하겠습니다”

입력 : 2025-07-19 10:58:33 수정 : 2025-07-19 13:32:04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지난 올스타브레이크 기간 창원NC파크에서 만난 이준혁이 인터뷰에 임하기 전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 허행운 기자

 

누구보다 간절했던 마음, 이준혁(NC)이 KBO리그 마운드에서 뿌리고 있는 공에 듬뿍 담겼다.

 

2025시즌 출발을 알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지난 5월, 이호준 NC 감독이 “생각보다 씩씩하게 공을 뿌려준다”며 밝은 미소를 지어보인 투수가 한 명 있었다.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피칭은 아니었다. 하지만 데뷔 시즌을 맞아 1군 타자들을 상대로 주눅들어 볼만 던져대는 일이 없었다. 이 감독은 싸움닭 같이 덤비는 그  모습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 주인공은 2022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높은 순번인 2차 1라운드 10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은 우완 이준혁이다. 힘든 지난날이 있었다. 성일중-율곡고를 거친 유망주로 주목받았지만, 큰 활약 없이 퓨처스리그를 전전했다. 결국 2023년 5월 “N팀(1군) 등록이라는 개인적인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입대하게 됐다. 더 좋은 선수, 성숙한 사람이 되어 돌아오겠다”는 작별인사와 함께 빠르게 현역 입대를 택했다.

 

NC 이준혁(오른쪽)과 김녹원이 2023년 5월 현역 입대를 앞두고 마산야구장에서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터닝포인트가 됐다. 창원에서 만난 이준혁은 “3사단 신병교육대 제식 조교로 복무했는데, 군대에서 운동을 정말 많이 했다. 훈련 때문에 바빴던 날이면 샤워하면서 푸시업을 했을 정도”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남다른 동기부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중계 틀면 C팀에서 같이 야구하던 동료들이 마운드에 올라 있었다.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함께 입대한 (김)녹원이랑 정말 통화를 많이 했다. ‘우리가 쟤네 이겨야 한다’는 말들을 많이 나눴던 걸로 기억한다”고 웃었다.

 

결연했던 준비, 결과로 드러났다. 전역 이후 패스트볼 구속이 시속 5~6㎞ 가까이 증가했다. 입대 전 139㎞를 찍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올해 144㎞로 뛰었다. 최고 구속은 150㎞까지 찍혔다.

 

그는 “녹원이랑 ‘입대 전처럼 138~139㎞ 던지면 2년 안에 잘리는 거다’는 이야기도 나눴다. 모든 걸 걸고 야구하자고 서로를 다독였다. 그렇게 간절하게 했던 게 숫자로 나온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NC 이준혁이 올스타브레이크 기간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선수단 훈련에서 몸을 풀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날개를 펴려는 그를 NC도 놓치지 않았다. 지난 4월 진행한 일명 ‘N팀 투어(1군 훈련에 2군 선수를 초청해 경기 전 훈련을 함께하는 프로그램)’를 통해 이호준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이 그를 살폈다. 씩씩하게 라이브피칭에 임하는 그를 본 이 감독은 “충분히 1군에서 써먹을 수 있는 투수”라며 곧장 콜업을 결정했다.

 

이준혁은 “전역하고 올해 육성선수로 시작했을 때는 ‘N팀에 올라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C팀에서 훈련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N팀에서 피칭 한번 보고 싶다고 하시더라. ‘나를 지켜보고 계시는구나’라는 생각에 큰 동기부여가 됐다”며 “어떻게 보면 총 4년을 기다린 셈인데, 그 오랜 시간을 전혀 힘들게 느끼지 않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됐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달려갈 일만 남았다. 시즌 성적표는 10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9.00(15이닝 15자책점)에 그치지만, 1군에서 뛰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의미가 크다. 지난 8일 창원 삼성전에서 거둔 구원승은 데뷔 첫 승이라는 뜻깊은 발자취로 남는 등 자신만의 숱한 ‘처음’을 쌓아가는 중이다.

 

NC 이준혁(왼쪽)이 피칭을 마치고 김주원과 함께 더그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그는 “1군에 있는 지금은 경기 출전 여부와 상관없이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경기 전 국민의례를 할 때마다 ‘내가 지금 왜 여기(1군)에 있어야 되는 선수인지 증명하자’는 다짐을 한다. 지금까지 해온 노력과 그때의 간절함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물론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성장해야 한다. 등판하다 보니 팀 승리를 지킬 수 있는 중요한 상황에 나가는 투수가 돼보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지금처럼 잘 적응해가면서 더 높은 위치를 바라보는 시점이라고 생각하겠다”며 밝은 미래를 향한 당찬 다짐을 띄워 보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