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만에 만들어낸 금메달로 포효했다.
한국 여자 유도 대표팀의 김하윤(세계랭킹 5위·안산시청)은 2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25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 여자 78㎏ 이상급 결승에서 아라이 마오(세계 7위·일본)를 반칙승으로 꺾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김하윤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침착한 전략으로 결승까지 닿았다. 8강에서는 대표팀 동료이자 후배 이현지(세계 4위·남녕고)를 꺾었고, 지난 준결승에서는 동 체급 세계랭킹 1위에 빛나는 로만 디코(프랑스)까지 잡아냈다. 연장 접전 끝에 지도 3개로 신승을 거뒀다.
결승에서도 빛났다.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지 2년이 되지 않은 일본 신예 아라이를 상대로 신중한 경기를 펼쳤고, 노련한 운영을 통해 결국 지도 3개를 유도해 반칙승을 거두며 헤비급 유도 여제 등극에 성공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동메달에 이은 2년 연속 입상이다. 심지어 이번에는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선수권 최중량급 정상에 선 건 1991년 바르셀로나 대회 우승을 차지한 문지윤(72㎏ 이상급) 이후 34년 만이다.
차세대 여자 유도 스타로 입지를 다진다. 김하윤은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대표팀의 유일한 금메달을 책임지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열린 파리 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따내며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김선영(동메달) 이후 24년 만에 여자유도 최중량급 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새겼다. 이번 세계선수권 금메달과 함께 더 높은 곳을 정조준한다.
한편, 8강에서 김하윤에게 패한 ‘차세대 스타’ 이현지는 동메달로 아쉬움을 달랬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마릿 캄프스(세계 9위·네덜란드)를 허리 대돌리기 한판으로 꺾었다. 지난해 주니어 세계선수권 대회 우승자 출신으로 올해 처음 나선 시니어 국제 무대에서 메달을 따내며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남자 대표팀에서는 남자 100㎏ 이상급 간판이자 ‘디펜딩 챔피언’ 김민종(세계 3위·양평군청)이 동메달 소식을 전했다. 준결승에서 구람 투시슈빌리(세계 4위·조지아)에게 한판승을 내주며 석패한 그는 이어진 동메달 결정전에서 타멜란 바샤에프(세계 9위·러시아)를 상대로 오금대떨어뜨리기 절반승을 거두며 아쉬움을 달랬다.
한국 대표팀은 개인전 경기를 모두 마친 결과, 금메달 1개(+78㎏ 김하윤), 동메달 3개(-81㎏ 이준환/+78㎏ 이현지/+100㎏ 김민종)를 모아 종합 6위에 올랐다. 일본(금6·은4·동4)로 1위를 차지했다. 러시아(금3·동2), 이탈리아(금2) 등이 각각 2위, 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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