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받은 사랑, 안방에서 성적으로 보답할게요.”
정상을 향해 눈빛을 번뜩인다. 여자 컬링 대표팀인 경기도청이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 신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부를 밝혔다. 목표는 우승이다. 2025 하얼빈 아시안게임(AG)에서 얻은 금빛 기운을 잇는다. 한목소리로 “꼭 금메달 따겠습니다”라고 외쳤다.
올림픽을 향한 여정, 출발선에 선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 스킵 김은지, 서드 김민지, 세컨드 김수지, 리드 설예은, 핍스 설예지로 한 팀을 이뤄 대회에 나선다. 16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은 오는 15일부터 23일까지 의정부 실내빙상경기장에서 펼쳐진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티켓 10장 중 7장이 걸려있다. 경기도청은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뒤, 오는 6월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올림픽 출전을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주먹을 더 강하게 쥔다. 주장 김은지는 “올림픽을 향한 대회라 생각하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며 “첫 경기부터 한일전이라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최대한 내려놓고 팀워크로 뭉쳐 좋은 모습 보여 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 최정상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 흐름이 좋다. 대표팀은 지난달 끝난 하얼빈 AG에서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7년 창춘 대회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신동호 대표팀 감독은 “중요한 대회를 거치면서 선수들이 경험을 많이 쌓았다. 지난해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도 3위를 차지했다”며 “걱정은 내가 다 가져가고 선수들이 자신 있게, 행복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대회에 출전하는 13개 팀에 강호 스위스, 스웨덴, 캐나다가 포함돼 있다. 걱정은 지웠다. 오히려 올림픽을 향한 최고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미소 짓는다. 김수지는 “우리가 올림픽에 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며 “올림픽을 위한 훈련이 될 좋은 기회다. 수준 높은 팀들이지만 상대해본 경험도 많다. 준비도 잘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컬링은 정신력 싸움이다. 순간 집중력을 발휘해 상대 스톤을 밀어내고, 자신의 스톤을 안착시켜야 한다. 금빛 기억을 다듬으며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는다. 대표팀은 AG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마지막 한 샷에 결정 나는 승부에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신 감독은 “3~4년 전부터 심리 컨트롤을 계속해오고 있다. 강조하는 만큼 훈련을 많이 해서 어떤 중압감도 이겨낼 세팅이 돼 있다”고 자신했다. 김은지는 “동생들에게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얘기를 많이 한다”며 “긍정의 힘이 있어야 다 이겨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AG 이후 늘어난 응원의 목소리도 힘이 된다. 설예은은 “대회를 치르면서 응원을 정말 많이 받았다.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이 밤새서 우리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다고 SNS 메시지를 보내준 적이 있다. 정말 고맙고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소 지었다. 김수지는 “최근에 주유소에 갔는데 직원분이 ‘AG 다녀왔죠? 이번에 대회 또 하던데 보러 갈게요’라고 응원을 보내주시더라. 많은 분이 와주시길 바란다”며 “꼭 금메달로 보답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송파=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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