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리됐나 싶습니다.”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신임 이사장이 최근 이기흥 대한체육회 비위 혐의와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흘러나오는 각종 논란과 관련해 부산 사투리를 써가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하 이사장은 28일 서울 올림픽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임 소감과 앞으로 계획 등을 발표했다. 1984 LA 올림픽 유도(95kg급)에서 금메달을 딴 그는 지난 18일 14대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2027년 11월까지 3년이다. 그는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와 국민체육진흥공단 상임감사를 역임했다.
하 이사장은 최근 국민적인 손가락질을 받는 체육계에 대해 “원칙이 깨져서 정상화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몇몇 사람에 의해서 조직화된 게 안타깝다. 왜 이렇게 됐는지 저도 자책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차기 체육회장에 대해선 “정말로 체육을 온몸으로 했던 분이나 체육의 가치를 몸소 실천할 수 있는 분이 회장이 됐으면 좋겠다”며 “우리 체육도 이제 전문가가 들어와야 하지 않나. 지금까지는 전문가 아닌 사람들이 수장에 오래 있다 보니 선수들의 사고나 기량은 21세기인데 체육단체의 행정은 40년 전 제가 선수생활 할 때와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변에서 저에 대한 기대가 큰 것 같다”며 “체육계가 할 일이 산더미”라며 미소지었다. 그러면서 학교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 장애인체육, 학교체육 등을 올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학교체육에 대한 잘못된 시선에 대해 올바로 잡아야 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학교체육을 단순히 체력 단련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체육을 통해 집중력을 높이고 공정과 의리, 정의 등을 신체활동으로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해 체육이 국민들의 삶에 녹아들 수 있게 하겠다고도 말했다. “장애인이나 시니어, 유아가 체육에 참여할 수 있게 시설 확충해도 힘쓰겠다”고 했다. 특히 고령화나 인구 소멸로 위기를 겪고 있는 지방 도시에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고 지역별로 종목을 배분하고 스포츠 관광 프로그램을 확보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공을 들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특히 문제로 지적되는 숙박 시설과 관련해서는 지역교육청과 연계해 폐교를 매입하거나 리모델링해서 해결할 계획이 있다고 했다.
내년부터 시행될 스포츠토토 공영화의 안정적인 정책을 위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그동안 민영에서 관리하다보니 불투명한 것도 많았다”며 “우리는 공공기관이다. 도덕성과 투명성으로 무장된 공공기관이 (사업 운영권을) 가져오는 게 당연하다고 보고 있다”며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하면서 기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공단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인사원칙을 바로 세우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일 잘하는 사람은 상도 주고 진급도 빨리 시켜줘야 한다”며 “인사원칙은 가장 기본적인 데 사회적 분위기를 보면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제가 틀을 잡고 놓는다면 3년간 큰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 이사장은 “선수 생활을 마치고 교수 생활을 하면서 공단을 지켜봐 왔다”며 “언젠가는 체육계 수장이 돼 봉사하고 싶다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나는 한 번에 한 가지 밖에 할 줄 모른다. 한 치의 오차 없이 이사직 직책을 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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