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이 있었고 그 어려움들을 자기의 노력과 책임감으로 지금까지 성취하면서 가져온 사람인데, 주원이라는 사람이 그런 윤서에게 주어진 제일 큰 행운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런데 그 행운이 윤서에게는 익숙하지 않고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거죠. 제가 느낀 윤서는 자신의 성취가 있고 가진 것이 많이 있는 친구인데, 본인은 그것보다 자기를 더 작게 생각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신현빈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새벽 2시의 신데렐라’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새벽 2시의 신데렐라’는 완벽한 재벌남 주원(문상민)과 헤어지기로 결심한 극 현실주의 능력녀 윤서(신현빈)의 고군분투를 그린 오피스 로맨틱 코미디다.
신현빈은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연기 변신에 나섰다. 동화 속 사랑 대신 현실적인 이별을 선택한 윤서를 통해 신현빈은 당차고 발랄하면서 사랑스러움까지 장착한 모습을 선보였다.
‘새벽 2시의 신데렐라’는 극 시작부터 두 남녀가 이별 후 다시 썸을 타면서 시작되는 클리셰 파괴 스토리다. 이날 인터뷰에서 신현빈은 “클리셰의 설정은 있는데 그걸 다 비트는 것들이 재밌었던 것 같다. 헤어지고 시작하는 ‘역주행 로코’라고 표현을 해 주시던데 ‘이런 식의 구성이 있었나’ 저도 생각을 해보게 되더라. 새롭다고 생각했다”고 작품을 접한 소감을 밝혔다.
재벌 3세가 본인의 회사 팀장에게 매달리며 애정을 갈구하는 설정은 다소 판타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신현빈은 “사실 좋아하는 사람을 현실적인 상황 때문에 밀어내는 경우는 실제로도 있을 수 있고 그런 모습이 설득력 있게 비쳐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좋아하는데 왜 밀어내’라고 비쳐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밀어내는 마음도 이해는 가고 근데 다시 잘 됐으면 좋겠다’ 이런 반응이 나와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떻게 하면 그런 선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제일 많이 고민했다. 주원이를 밀어내는 것에 있어서도 너무 애정이 많이 보여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매몰차기만 해서도 안 될 것 같았다”고 연기하면서 고심했던 지점을 밝혔다.
1986년생인 신현빈은 2000년생 문상민과 14살의 나이 차이가 난다. 신현빈은 “사실 그렇게까지 나이라는 숫자를 생각하는 편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실제로 주변에 저보다 나이 차이가 많은 친구들도 있고 아니면 어린 친구들도 있다. 그걸 떠나서 그냥 친구라는 개념으로 지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며 “상대 배우를 두고도 그 캐릭터에 맞게 그 상황에 맞게 오히려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작품 촬영을 앞두고 특별히 관리를 한 것도 없다고. 신현빈은 “시리즈 촬영을 하다 보면 그럴 짬이 없다. 오히려 잘 먹고 영양제도 잘 챙겨 먹고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컨디션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괜찮을까’ 이런 생각할 때도 상민 씨가 항상 너무 괜찮다고 말해줬다. ‘너무 괜찮아 무슨 소리야’ 이러는데 이게 진짜일까 싶었지만 솔직한 사람이니까 ‘그래, 믿어보자’ 했다”고 웃었다. 그는 “처음 캐스팅 됐을 때만 해도 여러 가지 반응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그러다가 조금씩 사진이나 영상도 나오고 제작발표회도 하고 작품이 공개되면서 좋은 반응들이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윤서 캐릭터 연구를 두고 신현빈은 “카드 회사 마케팅팀 팀장이니까 전문성이 어느 정도 보여야 된다고 생각했다. 누가 봐도 회사에서 일을 잘하고 트렌디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비치는 모습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그럼에도 굉장히 사랑받고 행복한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의 에너지도 분명히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 열심히 일하는 모습들이나 먹는 것에 즐거워하는 모습들이 설득력 있고 재미있게 표현되길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신현빈의 차기작은 연상호 감독과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손잡은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이다. 신현빈은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있는 작품이라고 해야 될까. ‘연니버스’ 작품 치고는 좀비나 괴물이 없다”고 “내년에 아마 공개될 텐데 다른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어떻게 보실진 모르겠다”고 미소 지었다.
신현빈은 “개인적으로 선호 장르는 없다. 시청자나 관객의 입장에서 봤을 때 다양하게 보는 편이다. 그때그때 주어지는 상황 안에서 제가 안 해봤던 장르나 역할에 좀 더 끌리고 그런 선택들을 해왔다”고 작품 선택 기준을 밝혔다. 그는 “전작과 다른 걸 하는 게 흥미로운 동시에 어렵기도 하고 어려워서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 또 이겨내려고 하고, 이렇게 계속해 나가는 것 같다”고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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