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표면 접촉 시 활성산소 중화
근육 강화·균형감각 개선 효과도
스트레스 줄여 수면장애에 도움
맨발로 걷는 ‘어싱 열풍’이 거센 요즘이다. 어싱족들은 부드러운 흙을 밟는 것 자체로 건강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입을 모은다. 맨발걷기, 정말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까. 플라시보 효과는 아닐까. 어쩌면 ‘발바닥 혈자리’와도 연관이 깊지 않을까. 홍예진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교수, 강만호 자생한방병원 한방내과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지구 자유전자가 활성산소 중화… 체내 염증 관리
어싱(Earthing)이라는 단어는 미국의 심장전문의 스테판 시나트라 박사가 2012년 국제학술지 ‘환경 및 공중보건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처음 유래됐다.
홍 교수는 “치료 요법으로서의 어싱은 인체가 지구 표면에 접촉했을 때 지구의 자유전자가 몸으로 흡수되고 이것이 활성산소(ROS)를 중화해 염증이 감소한다는 이론을 토대로 한다”며 “염증은 자연스러운 면역 반응이지만, 만성화되면 수많은 질병을 일으키기 때문에 염증 조절은 건강관리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실제 논문에서도 맨발로 걷거나 앉아있는 어싱 활동은 수면장애 개선, 만성 통증 및 스트레스 감소 등의 효과를 보였다.
◆근육학적 이점 많네… 발 구조 개선하고 고유수용감각까지↑
홍예진 교수는 근육학적으로 봤을 때에도 어싱이 유리한 점이 많다고 본다. 우선 신발 착용에서 비롯된 잘못된 발의 구조는 물론 코어, 무릎, 엉덩이 구조 및 발 기형을 개선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홍 교수는 “특히 맨발로 걸을 때 발과 발목 관절의 움직임 범위, 근육과 인대 내의 적절한 힘, 안정성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다리 근육을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발이 땅에 직접 닿으면 균형감각과 신체인지, 고유수용감각도 개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교감 신경 활성화… 스트레스 줄이고 ‘꿀잠’
현대인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스트레스 관리에도 좋다. 강만호 원장에 따르면 발에는 수많은 혈자리와 말초 신경이 집중돼 있다.
강 원장은 “어싱을 통해 이런 혈자리와 신경을 자극하는 것은 부교감 신경의 기능을 활성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교감신경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해 나타나는 만성두통, 불안함, 예민함 등의 증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것.
강 원장은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스트레스를 줄여 신체 리듬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되는 만큼 수면장애, 우울증, 고혈압 관리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맨발로 걸으면 혈점 자극… ‘제 2의 심장’ 튼튼
홍예진 교수와 강만호 원장은 맨발걷기의 건강효과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혈점’과도 관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한의학적으로 발에는 간, 비, 위, 담, 방광, 신경의 총 6개의 경락이 흐르고 있고, 특히 발바닥에 혈이 집중돼 있다.
홍 교수는 어싱할 때 ‘발바닥 자극’에만 주목하더라도 충분히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그는 “발바닥에는 인체의 모든 기관에 대응하는 반사구가 분포돼 있다”며 “이런 혈점을 자극함으로써 전신 기능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현대에서도 발은 근육과 인대, 신경이 균형을 이루는 ‘제2의 심장’으로 불린다. 홍 교수는 “혈액은 몸속을 돌아 발까지 내려온 뒤 심장으로 돌아가는데, 발은 심장에서 가장 멀리 있고 중력이 작용하므로 다른 부위에 비해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며 “맨발로 걸으며 혈점을 자극하면 장기 주변의 혈류량이 증가하고 순환이 원활해져 부족한 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년층, 당뇨병 환자, 족저근막염 환자 피해야
건강에는 톡톡한 역할을 하는 맨발걷기이지만 고령, 당뇨병, 족저근막염 환자는 이를 조심해야 한다.
강 원장은 “고령의 시니어층은 발바닥 지방층이 얇아져 있다보니 어싱 등으로 무리하게 자극하면 족저신경이 눌리면서 다른 문제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며 “비슷한 사례로 ‘족저근막염’처럼 보행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근골격계 질환자는 맨발로 걷는 운동이 족저근막과 족부 관절의 손상을 키울 수 있으므로 완전히 치료될 때까지 어싱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당뇨병 환자도 발의 감각이 둔해져 쉽게 상처를 입고 세균이 침범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상처를 통해 바이러스, 세균에 감염될 경우 당뇨발로 이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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