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는 12일 NH농협 2016∼2017 V리그 KB손해보험과 시즌 최종전을 치렀다. 어느새 36경기째, 그러나 의욕은 다르다. 이미 정규시즌 우승은 대항항공이 차지했고 플레이오프 직행티켓도 2위 현대캐피탈이 가져갔다. 3∼4위간 승점 3 이내면 치러지는 단판 준PO도 무산됐다. 3위 한국전력이 지난 10일 KB손해보험전을 승리해 이번 봄배구는 곧바로 3전 2선승제 PO에 돌입한다.
경기 전 기준 17승18패 승점 54로 5위, 우리카드는 시즌 중반만 해도 2위까지 치고 올라섰지만 후반기 들어 내려앉으며 결국 또 한번 봄배구의 구경꾼 신세가 됐다. 최종전에 앞서 김상우 감독은 “아쉽다”고 운을 떼면서 “작년, 재작년에 비해 120% 플레이했다.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5라운드 들면서 약한 부분이 많이 드러났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물론 지난 시즌에 비하면 크게 성장했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최하위로 무너진 과거에 비해 어느 정도 패배의식을 지워냈고, 지난 시즌 승수(7승21패)를 훨씬 뛰어넘는 성적을 올렸다. 그래도 만족하지 못했다. 당연하다. 장충의 봄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봄배구’를 달성하지 못했으니 속은 상할 만큼 상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 개개인 기량이 조금씩 다 올라왔다”면서도 “신장 등 여러 부분에서 밀렸고 국내 에이스 싸움에서도 득점력 등 약했다. 부담이 왔을 때 헤쳐나갈 수 있는 경험있는 고참 역할이 부족했다”고 되돌아봤다.
외인 파다르도 아쉬움이 크다. 첫 시행된 남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지난 시즌 꼴찌 보상으로 최다인 20개의 구슬을 넣고 지명권 추첨에 임했지만 불운으로 5순위까지 밀려났다. 그래서 뽑은 파다르는 시즌 초중반만 해도 전화위복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부족함이 눈에 띄었다. 김 감독은 “잘해줬지만 아직 너무 어리고 기술이나 심리적 부분에서 많이 흔들렸다”며 “잘한 것도 많지만 그런 부분으로 놓친 것도 많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중위권 이상 가려는 열망이 굉장히 컸다. 많이 열세를 보였던 팀들에게 승수도 올렸다. 모두에게 고맙다”고 시즌을 마무리하는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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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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