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서’ 오고, ‘재밌어서’ 또 왔다.
프로야구 KT가 처음 밟은 홈 관중 100만명 고지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꾸준한 성적으로 팬들의 시선을 끌고, 어린이와 외국인까지 관중층을 넓힌 데다 야구장 안에서 즐길 거리까지 더하면서 수원 KT 위즈파크를 찾는 이유를 하나씩 늘려왔다.
KT는 5일 롯데와의 홈경기서 이번 시즌 누적 관중 100만4272명을 기록했다. 2015년 1군 무대에 합류한 뒤 처음 밟은 100만 고지다. 지난해 세운 구단 한 시즌 최다 관중 97만941명을 넘어섰고, 올 시즌 매진도 28차례로 지난해 24회를 이미 뛰어넘었다.
눈에 띄는 건 단순한 총관중 증가보다 팬 구성의 변화다. KT는 올해 시즌권 판매 수량을 줄여 일반 팬에게 돌아가는 예매 물량을 넓혔다. 그 사이 어린이 회원은 지난해 4659명에서 올해 8488명으로 82.2% 증가했다.
외국인 회원 역시 3915명에서 5723명으로 46.2% 늘었다. 기존 팬의 반복 방문에 더해 새로운 관중이 유입될 통로까지 넓힌 셈이다.
야구장을 찾을 이유도 한층 다양해졌다. KT를 넘어 한국 스포츠 구단들의 여름 대표 행사로 자리 잡은 워터페스티벌은 물 분사 구역을 넓히고 공연을 더하면서 하나의 시즌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인기 애니메이션 원피스와 스누피 등과의 컬래버레이션도 팬 접점을 확대했다. 구장 내 식음료(F&B) 공간을 손보고 수원 지역 맛집을 입점시킨 데 이어 키즈카페를 신설하는 등 가족 단위 관중을 위한 환경도 보강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공지능(AI)과 정보기술(IT)를 결합한 AICT(AI+ICT)을 앞세운 모기업 면모도 번뜩였다. 이를 야구에 접목해 AI 전광판과 치어풀 서비스, 안면 인식 입장 등 관람 편의를 높이는 시도도 이어졌다.
팬들의 지지를 받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무게감도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장안문 지킴이’ 고영표가 만든 토대에 소형준, 박영현, 안현민 등이 팀의 중심으로 성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김상수와 허경민, 김현수, 최원준, 한승택 등 외부 영입을 통해 전력 보강과 화제성을 동시에 챙겼다. 구단 내부에선 “성적과 스타, 관람 콘텐츠가 맞물리면서 위즈파크를 찾는 이유가 자연스럽게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물론 흥행의 밑바탕에는 결국 팀의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2019년 첫 5할 승률을 써낸 KT는 2020년 처음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고, 2021년에는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2023년 준우승을 포함해 꾸준히 가을야구 경쟁을 이어가며 ‘부진을 면치 못하던 신생팀’ 꼬리표를 빠르게 지웠다.
첫 100만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숫자가 아니다. 그렇다고 어렵게 오른 고지에 안주할 수도 없다. 이젠 ‘만원 관중’을 보다 익숙한 풍경으로 만들어야 할 과제가 남았다.
사령탑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이 감독은 “저분들 덕분에 우리가 먹고 산다. 감독으로서 구단의 첫 역사를 함께한다는 게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곧바로 다음을 바라봤다. “우리는 막내 구단이기에 성적이 더욱 따라줘야 한다. 그래야 팬 한 분이라도 더 찾아주신다”고 강조했다.
처음이라 특별했던 ‘100만’에 그치지 않고, 지극히 당연한 숫자로 만드는 것. KT의 다음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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