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를 선언한 11명의 선수 중 홍성흔(롯데)만이 새 둥지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한화는 마일영을 2년간 5억에 잔류시킨 것이 유일한 소득이다. 따져보면 전력강화랄 것도 없다. 잔류에 의미를 둘 수도 있지만, 전력차원에서 본전치기다.
류현진의 포스팅금액 280억원으로 한화는 FA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물론 류현진이 실제로 LA다저스에 입단해야 들어오는 돈이지만,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의 화려한 경력을 볼 때 이변이 없다면 미국 진출은 확실시된다.
하지만 한화는 FA시장에서 손을 뗐다. 팀 전력 강화가 급해도 과열된 양상에서 무리하게 투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주찬은 KIA로 이적할 때 4년 총액 50억이라는 거금을 받는다. KIA로서는 통큰 배팅이었다고 해도 야구계에서는 오버페이라는 평가가 많다.
한화 관계자는 “FA시장에서 철수했다고 봐야지 않겠느냐. 무리하게 선수를 잡을 수는 없었다”며 “김주찬을 데려오지 못해 아쉽지만 그렇게 큰 금액을 줄 수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제 한화는 새 용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바티스타와는 사인만 안했지 이미 재계약합의를 끝냈고, 한화는 리그 최상급 선발용병 영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김응룡 감독은 조만간 해외로 떠나 실제 눈으로 확인할 일정까지 잡고 있다.
2013년 한화의 전력은 NC를 제외하고 최약체로 꼽힌다. 에이스 류현진이 떠났고, 양훈도 경찰청에 입대했다. 박찬호도 아직은 거취가 불투명하고, 불펜 송신영은 NC우선지명으로 이탈했다.마운드에 구멍이 쑹쑹 뚫렸다. 야수진 역시 다를 게 없다.
김응룡 감독은 “FA 영입을 부탁해놨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했지만 한화는 상식을 넘는 가격에 깜짝 놀라며 영입을 포기했다. 대어가 아닌 준척급만 많은 매물로는 한화의 구매의욕을 자극하지 못했다. 한화 관계자는 철수라는 말을 입밖에 냈다. 홍성흔이 남아있어 ‘혹시 모른다’는 여지를 둘 법도 하지만 깔끔하게 미련을 접었다.
냉정히 말해 우승을 노리는 팀이 아닌 한화로서는 기본 전력을 강화해야할 기회를 놓친 점은 분명히 아쉽다. 이제 한화는 외국인 선수 영입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만 한다. 이마저도 어중간하다가는 자칫 NC에게도 잡히는 수모를 당할 수 있다.
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스포츠월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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