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에게 위안을 주던 탄탄한 마운드도 사라졌다. 그러다 보니 살아날 줄 모르던 타선과 겹쳐 한국은 총체적 난구에 빠졌고 충격의 완패를 당했다.
한국야구대표팀은 2일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B조 1라운드 첫 경기인 네덜란드전에서 0-5로 무너졌다.
대표팀은 여섯차례의 연습경기서 식어버린 화력에 근심이 쌓였다. 역대최강의 타선이라고 평가받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별 게 없었다. 결국 류중일 감독은 “1점이라도 짜내는 야구를 해야겠다”고 아쉬움을 표현하며 본전을 맞이했다.
그런데 정작 첫 경기서는 투수력마저 실종됐다. 대표팀은 연습경기 6경기서 5자책으로 실점을 최소화, 팀 평균자책점이 0.83에 이르렀다. 에이스없는 마운드로 평가받았지만, 그래도 다들 제 컨디션을 보여주면서 기대감을 자아냈다. 류중일 감독이 1점 야구라고 언급한 것도 마운드에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은 선발 윤석민이 내려간 후에 최강의 불펜진이 올랐지만 줄줄이 두들겨맞았다.
윤석민은 4와 3분의 1이닝(58구)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나름 버텨냈지만 바통을 이어받은 투수들이 줄줄이 진화에 실패했다.
가장 컨디션이 좋다던 노경은도 5회말 1사 1루서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지만 1이닝 2피안타 2볼넷 1실점, 손승락도 3분의 2이닝 1피안타 2실점 1자책, 차우찬은 좌완원포인트로 나왔지만 네덜란드의 유일한 좌타자 베르다니나에게 적시 2루타를 얻어맞고 1실점했다. 정대현 역시 1볼넷을 내주는 등 불안했다. 서재응 3분의 2이닝 동안 안타 2개를 얻어맞고 불안했다. 결국 불펜 중에는 두 개의 삼진을 솎아낸 오승환만이 든든했다.
한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006년 초대 대회서 4강, 2009년 2회 대회서 준우승을 일궈냈지만 이번에는 1라운드 통과를 걱정해야할 처지에 빠졌다. 이제는 식어버린 화력 뿐 아니라 불펜점검도 신경써야할 상황이다.
대만(타이중)=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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