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했던 명가가 다시 날아오른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간절히 꿈꾸던 K리그1에 복귀했다. 수원은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하나은행 K리그2 2026 32라운드 용인FC와의 홈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승점 66(20승6무4패)을 쌓은 수원은 다이렉트 승격을 확정했다. 올 시즌 K리그1의 김천 상무가 연고지 협약 종료에 따라 자동 강등이 결정되면서, K리그2에서는 1·2위 팀이 다이렉트로 승격한다.
한 시즌 만에 확 달라진 배경, 바로 이정효 감독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수원의 지휘봉을 잡았다. 코치진, 스태프 12명과 함께 적을 옮기는 등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 아깝지 않은 투자였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마인드부터 뜯어고쳤고, 공격 축구인 ‘정효볼’까지 입혔다. 시즌 초반 적응기를 겪기도 했으나 중반부터 선두를 꿰차며 부임 첫해 승격이라는 결실을 이끌었다.
수원은 한국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다. K리그1에서 4차례(1998·1999·2004·2008년) 정상에 올랐다. 과거의 영광은 희미해졌다. 성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2023년 구단 역사상 처음 K리그2로 추락했다.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2024시즌엔 6위에 그쳤고, 지난 시즌엔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제주SK FC에 무릎을 꿇었다.
변화가 절실했다. 수원이 선택한 이름은 이정효. 그는 광주FC를 이끌던 2022년 부임 첫해 K리그2 우승과 승격을 이끌었다. 이듬해엔 K리그1 3위까지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화려하지 않았던 선수 시절부터 이어진 비주류라는 꼬리표를 완벽하게 지웠다. 올 시즌엔 ‘명가 재건’이라는 중책을 안고 수원을 이끌었다.
“마인드부터 바꾸겠다.” 이 감독이 지난 1월 취임식에서 밝힌 각오다. 훈련 태도와 생활 방식, 프로의식까지 변화를 줬다. 타협은 없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달 18일 화성FC전이다. 당시 수원은 3-2로 승리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아쉬운 경기력에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로 달려들어 쓰러진 선수들을 일으켜 세우며 질책했다. 승리라는 결과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였다.
강한 리더십은 전술적 변화와 맞물렸다. 이 감독은 적극적인 전방 압박과 유기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공격 축구를 펼쳤다. 상대 압박에 따라 선수들의 위치를 조정하며 활로를 찾았다. 기존 선수들과 새얼굴이 시너지를 냈다. 특히 강현묵(8골4도움)이 잠재력을 폭발했고, 올여름 이적한 루이스(15골1도움)가 득점을 몰아치고 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공격적으로 나선 수원은 용인을 압도했다. 전반 33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민우가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두비츠카스가 강력한 헤더로 돌려놓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 감독은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고 기쁨을 만끽했다. 후반 10분엔 문전 혼전 상황에서 르본이 발리슛으로 추가골까지 터트렸다.
이제 수원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한다. 승격은 명가 재건의 끝이 아닌 출발점이다. 당장 눈앞에 K리그2 우승 트로피도 기다리고 있다.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만 추가하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한다. 이 감독은 “광주 땐 우습게 보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무시하지 못하는 것 같다. 다들 남 잘되는 거 못 보지 않나. 그래서 계속 잘 되려고 한다”면서 “팬들은 승격 다음엔 우승, 내년엔 또 잔류와 3위, 우승을 원할 것이다. 우리는 그런 팀이다. 기대치에 맞추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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