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안타로 겨우 2득점, 4피안타에 5실점 와르르.’
프로야구 정규리그 1위에 빛나는 KT가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서 받아든 낯선 성적표다. 앞서갈 기회는 번번이 놓쳤고, 상대의 공세를 끊어야 할 때는 빈틈을 드러냈다.
올 시즌 정규리그 유일의 90승 팀이 통합우승 문턱에서 벼랑 끝에 몰렸다. KT는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서 열린 삼성과의 2026 신한 SOL KBO KS 4차전에서 5-10으로 졌다. 1차전 승리 뒤 3연패에 빠지며 시리즈 전적 1승3패다.
가장 아쉬운 건 타선의 응집력이다. KT는 정규리그 팀 타율(0.286), 득점(825개)으로 모두 1위였다. 포스트시즌(PS) 돌입 후엔 딴판이다. 2·3차전서 18안타를 치고도 3점에 그쳤다. 이강철 KT 감독은 “안타가 나와도 자꾸 끊기는 게 문제”라고 답답해했다. 안현민의 출루가 줄어 4번 샘 힐리어드 앞에 주자가 쌓이지 않는 점도 아쉬워했다.
숱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차전 6회 말 1사 2·3루에서는 류현인과 허경민이 연속 땅볼로 물러났다. 한 점이면 끝내기 승리였던 연장 10회말 1사 만루에서도 오윤석과 허경민이 범타에 그쳤다. 그날 KT는 선발 고영표가 7이닝 1실점으로 버텼는데도 연장 12회 끝에 2-3으로 졌다. 3차전 7회 1사 후에는 장진혁이 2루타로 득점권에 나갔지만 후속타가 없었다.
4차전에도 악순환은 계속됐다. 장진혁이 선제 홈런을 터뜨렸지만 1회말 대량 실점에 빛이 바랬다. 1-7로 뒤진 5회초, 삼성 구원진의 잇단 볼넷을 틈타 3점을 따라붙었다. 하지만 계속된 1사 만루에서 김상수가 삼진, 허경민이 뜬공에 그쳤다. 삼성은 5회 말 박승규의 2타점 2루타로 곧장 달아났다. 사령탑 역시 두 타석을 가장 아쉬운 장면으로 꼽았다.
반대로 주자를 쉽게 내보냈다. 1차전에는 8-0 리드가 8-7까지 좁혀졌다. 심지어 정규리그 최소 볼넷(451개) 팀이 4차전에는 사사구 12개로 KS 한 경기 팀 최다 불명예 신기록을 썼다. 한쪽이 흔들리면 다른 쪽이 붙들어줘야 했을 터. 마운드가 흔들릴수록 수비의 뒷받침이 절실했다. 그러나 KT는 타구 처리에서도 빈틈을 드러내며 위기를 오히려 키웠다.
2차전 연장 12회엔 오윤석의 원바운드 송구를 1루수 김현수가 잡지 못해 결승점을 허용했다. 4차전 1회 말 2사 만루에선 우익수 안현민이 김도환의 타구 낙하지점을 놓쳤다. 3타점 2루타로 기록됐지만, 침착하게 잡아낼 수 있었던 장면이기도 하다. 설상가상 5회 좌익수 장진혁도 펜스를 맞고 튄 공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경기 뒤 이 감독이 ‘보이지 않는 실책’을 지적한 이유다.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벤치가 준비한 승부수는 써보지도 못하고 봉인됐다. 이 감독은 3차전에 1차전 선발 데이비스 대니엘을, 4차전에는 2차전 선발 고영표를 구원으로 대기시켰다. 그러나 둘 다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실제로 4차전 5회 한 점만 더 따라붙었어도 고영표를 투입할 생각이었다. 이 감독은 “점수 상황이 크게 벌어지면서 (대비했던 카드를) 쓸 수 없었다”고 했다.
4차전까지 KT의 공식 실책은 단 한 개였다. 그러나 기록에 남지 않은 균열들이 팀을 갉아먹었다. 이 빈틈을 메우지 못한 대가, 결국 세 번의 쓰라린 패배로 돌아왔다.
대구=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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