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발톱도, 사자의 송곳니도 날카로웠다. 달구벌에서 한 번씩 웃은 두 팀이 이제 빛고을로 향한다. 힘겨루기는 팽팽하다. 승부를 가를 다음 한 수는 상대의 왼손 방망이를 묶어둘 투수 운용에 걸려 있다.
상대를 ‘체크메이트’ 직전까지 몰아붙일 기회다. 프로야구 KIA와 삼성은 2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서 2026 신한 SOL KBO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을 치른다. 이날 승자는 한국시리즈(KS) 진출까지 단 1승만 남기지만, 패자는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잡아야 하는 벼랑 끝에 선다.
좌타자 봉쇄가 화두인 건 앞선 두 경기 때문이다. 홈런 네 방 모두 왼손에서 나왔다. 26일 1차전 해럴드 카스트로와 한준수(이상 KIA)가 투런포·솔로포로 5-1 승리를 이끌었다. 27일엔 박승규의 동점타와 구자욱의 역전타 뒤 르윈 디아즈와 최형우(이상 삼성)가 각각 2점·1점 홈런을 터뜨려 8-3으로 되갚았다.
삼성은 김지찬이 출루하면 구자욱과 디아즈, 최형우가 불러들이는 짜임새를 갖췄다. 여기에 김영웅과 류지혁, 김성윤 등도 힘을 보탠다. KIA에서는 박정우와 박재현이 돌격대를 맡고, 카스트로, 나성범이 중심을 잡는다. 한준수와 하주석도 빼놓을 수 없다. 앞선 LG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선 선발 라인업 9명 중 좌타자 7명을 앞세워 무려 13점이나 뽑았다.
이처럼 좌타자가 많은 타선을 막으려면 좌완 투수가 먼저 떠오른다. 좌타자는 같은 손 투수의 공이 손에서 나오는 지점을 읽기 어렵고, 슬라이더도 바깥쪽으로 달아난다. 좌우 조합에 따라 유불리가 생기는 ‘플래툰 효과’다. 다만 정석이 곧 해답은 아니다. 구자욱과 최형우는 올해 좌완 상대 타율이 각각 0.368, 0.325였다.
실제 KIA의 좌완 기용은 하루 사이 희비가 갈렸다. 1차전 이의리는 6회 삼성 좌타 구간을 맡아 1⅓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곽도규도 8회 대타 김도환을 삼진 처리했다. 반면 2차전 5회 이의리는 구자욱과 디아즈, 최형우 상대로 사사구 3개를 연달아 내줘 밀어내기로 점수를 허용했다. 7회 김범수도 최형우에게 솔로포를 맞았다.
삼성 역시 KIA의 왼손 방망이에 좌완으로 대응했다. 1차전 5회 2사 카스트로 타석에 배찬승을 올렸지만 안타를 맞았다. 이때 8회를 무실점으로 막았던 이승민은 2차전 7회 2사 1, 3루 위기에선 박재현을 삼진 처리했다. 좌우 조합에 더해 구위와 제구, 교체 시점까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좌완 불펜은 우완에 비해 자원이 한정돼 있다. 3차전은 삼성 최원태와 KIA 시라카와 케이쇼의 우완 선발 맞대결로 시작한다. 두 선봉장이 얼마나 버티느냐에 따라 좌완 카드를 꺼낼 시점도 달라질 터. 승부수를 언제 던질지, 광주서 펼쳐질 두 벤치의 수싸움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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