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로맨틱 코미디가 글로벌 양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나란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드라마 ‘나를 충전해줘’와 ‘메리 베리 러브’가 나란히 흥행 성과를 거두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로맨스 드라마의 경쟁력을 또다시 입증했다.
◆‘나를 충전해줘’, 넷플릭스 비영어 쇼 2위
배우 김영광과 채수빈이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시리즈 ‘나를 충전해줘’는 공개 첫 주인 5일부터 11일까지 300만 시청수(전체 시청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 쇼 부문 3위로 진입했다. 2주 차에는 시청수가 640만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하며 2위로 상승했고, 3주 차 또한 7위를 기록하며 3주 연속 글로벌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브라질·칠레·콜롬비아·튀르키예 등 전 세계 43개국에서 톱10에 진입하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갔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나를 충전해줘’는 인공심장 배터리가 방전되면 생명이 위험해지는 재벌 3세 백호랑(김영광)과 몸에 전기가 흐르는 특별한 능력 때문에 연애를 하지 못하는 드라마 작가 나보배(채수빈)의 이야기를 그린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 계약 관계를 맺은 두 사람이 점차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재벌 남성과 평범한 여성의 만남, 계약 연애 등 익숙한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에 초능력과 인공심장이라는 판타지 설정을 결합했다. 자칫 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에 독특한 소재를 더하면서 차별화를 꾀했다. 김영광과 채수빈이 보여주는 티격태격하는 호흡과 점차 깊어지는 감정선이 작품의 주요 관전 요소다.
두 배우 역시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매력을 작품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영광은 “현장에서 웃을 일이 잘 없었는데 이번 작품으로 눈이 웃는 눈으로 바뀌었다”고 했고, 채수빈은 김영광과의 호흡에 “10점 만점에 100점”이라고 자신했다.
◆지창욱, 3년 만 로코…73개국 톱10 진입
디즈니플러스에서는 지창욱이 일본 배우 이마다 미오가 주연을 맡은 ‘메리 베리 러브’가 글로벌 흥행 성적을 거뒀다. 지난 7일 첫 공개 직후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디즈니+ TV쇼 부문 월드와이드 2위에 올랐다. 브라질과 일본, 홍콩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영국, 독일, 대만 등 전 세계 73개 국가 및 지역에서 톱10에 진입했다. 28일 기준으로도 K-로맨틱 코미디가 강세를 보이는 홍콩·일본·대만 등에서 톱10을 유지 중이다.
실패를 경험한 한국의 공간 기획자 이유빈(지창욱)과 일본의 여성 농부 시라하마 카린(이마다 미오)이 아름다운 섬에서 만나 펼치는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서로 다른 문화와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예상치 못한 인연으로 얽히면서 사랑을 키워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대표 한류 스타 지창욱이 3년 만에 선보이는 로맨틱 코미디로 주목받았다.
한국과 일본의 제작진과 배우들이 함께한 글로벌 협업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CJ ENM과 일본 니혼TV가 공동 제작에 참여했으며, 양국 배우들의 만남을 통해 국경을 넘나드는 로맨스를 구현했다. 한국 드라마 특유의 감정 표현과 로맨스 전개를 바탕으로 일본의 지역적 배경과 정서를 결합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글로벌 OTT서 존재감…K-로코 경쟁력 재확인
두 작품의 공통점은 익숙한 로맨스의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볼거리를 제시했다는 데 있다. ‘나를 충전해줘’가 초능력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활용했다면 ‘메리 베리 러브’는 한일 양국의 문화적 차이와 이국적인 배경을 로맨스의 주요 소재로 삼았다. 서로 다른 접근법을 택했지만 두 작품 모두 인물 간의 관계와 감정 변화에 집중하며 로맨틱 코미디 본연의 매력을 살렸다.
두 작품의 흥행은 K-드라마의 글로벌 경쟁력이 복수극 등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로맨틱 코미디는 문화권에 따라 연애 방식과 정서에 차이가 있더라도 사랑과 갈등, 화해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한국 드라마 특유의 섬세한 감정선과 배우들의 호흡, 인물 관계를 중심으로 한 서사 구조는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OTT 플랫폼 입장에서도 K-로맨틱 코미디는 중요한 콘텐츠 장르다.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는 액션이나 판타지 장르와 달리 배우들의 연기와 이야기의 완성도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로맨스는 연령과 국적을 넘어 폭넓은 시청층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기에도 유리하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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