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갈 때는 좀처럼 보이지 않던 빈틈이 첫 패배와 함께 드러났다. 가을 4연승을 달리던 프로야구 KIA가 선발 마운드와 상위 타선의 숙제를 안고 빛고을로 돌아왔다. 사령탑은 선발 싸움의 중요성을 짚으면서도 젊은 타자들에게는 더 과감한 승부를 주문했다.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KIA는 2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서 삼성과 2026 신한 SOL KBO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을 치른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를 3연승으로 통과하고 PO 첫판까지 잡았지만, 지난 27일 2차전에서 3-8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은 1승1패다.
앞선 네 경기서 KIA는 29점을 뽑고 6점만 내줬다. 그러나 2차전에서는 먼저 얻은 점수를 지키지 못했다. 선발 아담 올러가 3회말 2사 후 박승규에게 동점 2루타, 구자욱에게 역전 적시타를 맞았다. 르윈 디아즈의 투런포까지 터지며 순식간에 4점을 내줬다. 결정구가 뜻대로 들어가지 않으면서 투구 수도 빠르게 불어났다. 3회에만 37구를 던진 올러는 4⅔이닝 96구 5실점으로 물러났다.
믿었던 외국인 원투펀치가 나란히 5회를 채우지 못한 점도 부담이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은 1차전에서 1피안타로 호투하다 헤드샷 퇴장으로 4⅓이닝 만에 내려왔다. 올러와는 사정이 달랐지만, 두 경기 모두 불펜이 일찍 움직여야 했다.
첫판에는 구원진이 더 큰 실점을 막았으나 2차전에선 이의리가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사사구 3개를 연거푸 허용했다. 이어 성영탁과 김범수도 실점했다. 마운드가 얼마나 힘겹게 경기를 풀어갔는지는 투구 수에서도 드러난다. 첫판 9이닝을 129구로 끝냈던 KIA는 2차전에서 한 이닝을 덜 던지고도 무려 174구(8이닝)를 소모했다.
이 감독은 뒷문에 패배의 책임을 돌리지 않았다. 특히 이의리는 앞선 1차전서 1⅓이닝 무실점으로 소방수로서 큰 역할을 했던 투수다. 이 감독은 “불펜투수들은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다른 선수로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단기전에서는 아무래도 선발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러에 대해서도 “구속은 충분히 나왔지만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았다”며 상대 선발 아리엘 후라도와의 제구 차이를 짚었다.
타선도 중심 타자들에게 의존하는 비중이 컸다. KIA는 준PO 첫판에서 박재현·김선빈을 1·2번으로 내세운 뒤 박정우·박재현 조합을 활용했고, PO 2차전에서는 박재현·이호연을 배치했다. 하지만 준PO부터 치른 가을야구 5경기에서 선발 테이블세터는 42타수 7안타(타율 0.167)에 그쳤다. PO 두 경기만 따지면 15타수 1안타다.
반면 김도영·해럴드 카스트로·나성범은 가을야구서 52타수 20안타(타율 0.385) 7홈런 19타점을 합작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다만 이 셋이 매 경기 해결사로 나설 수는 없다. 이 감독은 상위 타순의 재구성을 고민하면서도 “소극적으로 하면 좋은 타구를 만들기 어렵다”며 젊은 타자들에게 적극적인 승부를 주문했다.
첫 패배에 연연하기보다 눈앞의 승부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감독은 “상대 홈에서 1승1패를 거두고 돌아가는 만큼 충분히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앞선 두 경기의 결과는 잊고 3차전 준비에만 집중해야 한다며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선수들에게 심기일전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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