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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중국차 편견’ 깬 지커 7X…프리미엄 노력 흔적

입력 : 2026-10-28 07:54:18 수정 : 2026-10-28 07: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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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5마력 가속력·코너링·주행보조 인상적…자동문·뒷좌석 카메라도 돋보여
-단단한 서스펜션에 장거리 가족용도 아쉬움
-임현기 대표 “판매량보다 10~20년 뒤에도 신뢰받는 브랜드 될 것”

 

중국 전기차의 기술력이 어디까지 올라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차였다. 6000만원대 후반에 645마력의 강력한 주행 성능과 수준 높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고급 편의사양까지 갖췄다. 특히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도어와 뒷좌석 확인 카메라, 곳곳에 배치된 수납공간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세심함이 느껴졌다. 다만 운전석에서의 만족감이 뒷좌석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중국 지리자동차그룹 산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의 국내 첫 출시 모델인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7X’를 시승했다.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경기 가평 아난티 코드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시승 차량은 최상위 울트라(Ultra) 트림이다.

 

 

가장 먼저 인상적인 것은 가속 성능이었다. 울트라는 전륜과 후륜에 각각 전기모터를 배치해 최고출력 645마력, 최대토크 72.4㎏·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9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강력한 출력이 즉각 전달된다. 높은 출력을 발휘하면서도 가속 과정은 매끄럽다. 고성능 전기차 특유의 폭발적인 가속력을 누구나 비교적 편안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가벼운 코너링 실력도 기대 이상이었다. 가평 일대 굽잇길에서 방향을 전환할 때 차체가 과도하게 기울지 않았고 조향에 대한 반응도 자연스러웠다.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5링크 독립 서스펜션에 가변식 댐핑 제어장치와 에어 서스펜션을 결합한 결과다. 묵직한 차체를 안정적으로 지탱하면서도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부드럽게 움직였다. 주행 성능만 놓고 보면 유럽 프리미엄 전기 SUV와 비교해도 크게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ADAS의 완성도 역시 높은 점수를 줄 만했다. 고속도로에서 차로 중앙 유지 기능은 차선을 안정적으로 따라갔고 앞차와의 거리 조절도 자연스러웠다. 방향지시등을 이용한 자동 차로 변경 기능 역시 매끄러웠다. 불필요하게 조향을 수정하거나 운전자가 개입해야 하는 상황이 많지 않았다. 운전자의 상시 감독이 필요한 레벨 2 수준의 주행보조 기능이지만 실제 도로에서 느낀 보조 능력은 상당히 정교했다. 장거리 고속도로 주행의 피로를 덜어줄 수 있는 장비다.

 

 

다만 자동주차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자동주차 보조 기능을 작동시켰지만 차량은 후면주차라인에 전면주차를 시도했고 끝내 완료하지 못하고 운전자의 몫으로 넘겼다. 고속도로에서는 능숙하게 차로를 유지하고 변경하던 모습과 대조적이었다. 제한된 시승 환경에서 한 차례 경험한 결과만으로 기능 전체의 완성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자동문은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줬다. 울트라에 적용된 전동식 도어는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힌다. 운전석에 탑승한 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문이 부드럽게 닫히는 기능도 갖췄다. 단순히 고급스러워 보이기 위한 장비가 아니라 승하차 과정에서 편리함을 실제로 느낄 수 있는 기능이다. 특히 양손에 짐을 들고 있거나 어린 자녀를 동반했을 때 유용할 것으로 보였다. 뒷문은 최대 88도까지 열려 승하차와 카시트 설치에도 유리하다. 옆차가 있는 주차공간에서는 알아서 열림 각도를 조절하는 세심함도 뽐냈다.

 

실내 공간 설계도 인상적이었다. 우산이나 담요, 각종 생활용품을 보관할 수 있는 수납공간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특히 뒷좌석 하단의 숨겨진 수납공간은 가족 단위 이용자를 배려한 설계다. 자잘한 물건을 눈에 띄지 않게 정리할 수 있어 실내를 깔끔하게 유지하기 좋다. 단순히 고급 소재와 대형 디스플레이로 프리미엄을 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사용자의 생활을 고려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내릴 만하다.

 

 

뒷좌석 확인 카메라도 차별화된 장비다. B필러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운전자가 중앙 디스플레이로 뒷좌석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어린 자녀를 카시트에 태웠을 때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상태를 살필 수 있다.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물리적인 커버로 가릴 수 있어 사생활 보호도 고려했다. 2열 전동 리클라이닝을 비롯한 편의사양도 풍부하다.

 

하지만 뒷좌석에 직접 앉아보니 평가가 다소 달라졌다. 전장 4800㎜, 휠베이스 2900㎜로 공간 자체는 넉넉하지만 승차감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됐음에도 하체 움직임은 다소 단단했다. 운전석에서는 안정적인 코너링과 민첩한 반응으로 받아들여졌던 특성이 뒷좌석에서는 피로감으로 이어졌다.

 

어린 자녀나 부모를 태우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상황이라면 뒷좌석 승차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울트라의 단단한 승차감은 운전을 즐기는 소비자에게 장점이지만 가족 모두의 편안함이 최우선이라면 아쉬운 대목이다.

 

 

외관 디자인도 요즘 트렌드였다. 매끈한 차체와 수평형 조명, 간결한 전면부는 최근 전기 SUV의 디자인 흐름을 충실히 따랐다. 그러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신차임에도 도로에서 특별한 시선을 끌지는 못했다. 요즘 출시되는 전기차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상이어서 신차 특유의 존재감이나 차별화된 디자인을 기대하는 소비자에게는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다.

 

 

가격 경쟁력은 분명하다. 7X의 국내 판매가격은 프로 5000만원 초중반, 맥스 5000만원 후반, 울트라 6000만원 후반이다. 울트라에는 100㎾h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사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된다.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40㎞다. 800V 고전압 시스템을 기반으로 최적의 조건에서 배터리 잔량 10%를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16분이 걸린다. 절대적인 가격이 저렴한 것은 아니지만 성능과 편의사양을 종합하면 합리적인 가격에 프리미엄을 체감할 수 있는 차다.

 

 

임현기 지커코리아 대표는 이번 시승행사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지커가 출범한 지 5년 남짓 된 젊은 브랜드라며 기술과 감성, 혁신과 럭셔리가 결합한 ‘테크 럭셔리’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좋은 기술은 단순한 제원이나 숫자가 아니라 고객의 일상에서 편안함과 즐거움으로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과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것 역시 브랜드의 핵심 철학으로 제시했다.

 

한국 시장에 첫 모델인 7X를 선보이기까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드러냈다. 임 대표는 차량 구매부터 운전, 사후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고객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시장의 목소리를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당장의 판매 실적보다는 10년, 20년 뒤에도 한국 고객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로 자리 잡겠다는 목표다.

 

7X 울트라는 이러한 지커의 지향점을 상당 부분 보여주는 차량이다. 가속력과 코너링, ADAS, 자동문과 실내 수납 설계에서는 높은 완성도를 확인했다. 다만 자동주차의 실제 작동 경험과 뒷좌석 승차감은 개선할 여지가 남았다.

 

지커 7X는 중국 전기차를 바라보는 기존 인식을 바꿀 만한 상품성을 갖췄다. 운전자가 누리는 기술과 편의성은 충분히 프리미엄 수준이다. 다만 운전석에서 시작된 만족감이 뒷좌석까지 이어질 때 지커가 강조하는 ‘테크 럭셔리’의 가치도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될 것이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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