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추스를 여유가 될까, 경기 감각을 무디게 할 공백이 될까. ‘달빛시리즈’를 앞둔 프로야구 삼성과 KIA가 뜻밖의 휴식을 맞았다.
두 팀이 25일 오후 2시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서 치를 예정이던 2026 신한 SOL KBO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차전이 우천 순연됐다. 하루 뒤인 26일 오후 6시30분으로 다시 편성됐다.
태풍 ‘참피’의 영향으로 전날부터 이어진 비가 발목을 잡았다. 홈팀 삼성은 내야에 방수포를 덮고 대비했지만 정상적인 경기 진행은 어려웠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비가 멎더라도 그라운드 정비에 한 시간가량이 필요하다고 봤다. 방수포를 걷은 뒤 다시 비가 내리면 다음 날 경기까지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KIA는 지난 20일 LG와의 준PO를 3연승으로 끝낸 뒤 나흘이던 휴식이 닷새로 늘었다. 체력을 아낄 여유는 생겼지만 달아오른 방망이가 식을 수 있다는 우려도 따른다.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당일의 컨디션이 중요하다고 봤다. 준PO서만 아치 3개를 쏘아 올린 김도영도 “4일이나 5일이나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타격 감각 유지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삼성은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서 돌아온 구자욱이 회복할 시간을 더 벌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타격에는 문제가 없지만 주루는 100%가 아닌 상황”이라고 했다. 수비까지 맡기기는 어려워 우선 지명타자로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이미 긴 휴식을 취한 삼성으로선 추가 쉼표보단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되찾는 일이 더 급할 수 있다.
박 감독도 하루 더 쉰다는 이유로 삼성에 유리해졌다고 보지는 않았다. 준PO를 치른 KIA 역시 체력을 추스를 시간을 얻는 만큼 추가 휴식이 삼성만의 이점은 아니라는 뜻이다.
두 사령탑이 더 중요하게 여긴 것은 경기 환경이다. 박 감독이 좋은 그라운드 상태에서 뛰기를 바란 데 이어 이 감독 역시 “좋은 날씨에서 최대한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게 양 팀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첫판 마운드에 오를 선발 투수로는 삼성 크리스 페덱과 KIA 제임스 네일이 그대로 이름을 올렸다. 기상청은 26일 대구에 비가 내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예보대로라면 우천 부담을 덜고 두 에이스의 진검승부를 기대할 만하다.
한편 한국시리즈(KS)를 기다리는 정규리그 1위 KT엔 반사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 추가 순연 없이 PO가 3·4차전에서 끝나면 KS는 예정대로 다음 달 2일 개막한다. PO 승자는 기존 일정보다 하루 덜 쉬고 KT와 결전에 나서야 한다.
5차전까지 이어지면 KS 개막도 하루 더 늦춰진다. 이 경우에도 KT는 충분히 휴식한 만큼, 마지막 승부까지 전력을 쏟은 상대보다 체력과 투수 운용에서 이점을 취할 수 있다.
대구=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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