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막아야겠다는 생각만….”
프로축구 K리그1 우승을 이끈 수문장이 환한 미소를 짓는다. 골키퍼 구성윤의 선방쇼에 서울은 올 시즌 K리그1 구단 최소 실점(29실점)을 기록했다. 구성윤은 33경기 중 무려 13경기를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로 막아냈다. 든든하게 골대를 지킨 덕분에 수비수들은 더 적극적으로 플레이했고, 공격수들은 높은 집중력으로 상대의 골문을 정조준했다. 탄탄한 공수 밸런스에 서울은 10년 만에 7번째 봄을 맞이했다.
서울은 지난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하나은행 K리그1 2026 33라운드 강원FC와의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조기 우승이다. 같은 시각 열린 울산 HD와 포항스틸러스의 맞대결이 2-2로 마무리됐다. 이로써 1위 서울은 승점 67(20승7무6패)로 2위 울산(승점 51·15승6무12패)과의 격차를 16으로 벌리며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구성윤은 “10년 만의 우승인데 정말 많은 분이 와주셨고, 그 앞에서 확정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며 “개인적으로 J2리그(일본), K리그2 우승 경험은 있지만 K리그1 우승은 처음이라 더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우승 확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전반 종료 직전 김진수가 파울을 범해 강원에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구성윤은 키커 김대원, 이어진 모재현의 슈팅까지 막아냈다. 그는 “페널티킥이 확정되고 나서 무조건 막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 간절함이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김)진수 형이 계속 뽀뽀하더라. 그만하라고 했다”고 웃었다.
이어 “진수 형이 자주 밥을 사준다.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는 선배님”이라며 “이런 부분에 언젠가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 빚을 갚을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덧붙였다.
구성윤에게 ‘안주’란 없다. 파이널 라운드까지 실점을 위해 몸을 날리겠다는 각오다. 그는 “항상 경기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 ‘오늘 실점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더 적극적으로 했더라면, 침착하게 대응할 걸’ 등의 후회를 많이 하곤 했다”며 “현재 최소 실점이지만 더 많이 막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남은 5경기에서 완벽은 아니더라도,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 드리고 싶다. 또 최소 실점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만큼, 태극마크 연속 승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구성윤은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으니 좀 반영해 주시지 않을까”라며 “항상 최선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한국 축구대표팀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선수단 내부서 갈등이 있다는 의혹이 이어지는 중이다. 구성윤이 앞서 “대표팀 분위기가 좋지는 않다. 내가 94년생이니 중재에 힘쓰겠다”고 말했던 인터뷰가 갈등설과 맞물리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구성윤도 마음고생을 했다. 그는 “마음이 많이 아팠다. 내가 전달하려고 했던 의도와 다르게 악마의 편집 같은 것도 있었다. 그런 의도로 말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며 “(인터뷰 내용이) 떠도니 92, 96년생 동료들에게 미안하더라. 이 자리를 빌려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다. 대표팀이 올바른,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하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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