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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아프다고 건강한 게 아니다”… 정기검진 사각지대에 놓인 척추·관절

입력 : 2026-10-22 11:13:30 수정 : 2026-10-22 11: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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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표에서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모두 ‘정상’으로 나오면 스스로 건강하다고 믿기 쉽다. 그러나 일상 속 이동과 독립적인 생활을 좌우하는 척추와 관절 기능은 일반 국가건강검진 항목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뚜렷한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근골격계 건강을 별도로 점검할 필요가 없다고 방심하기 쉽다.

 

하지만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통증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척추와 관절에 퇴행성 변화가 전혀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그는 “영상 검사상 무릎 퇴행성관절염이나 척추 전방전위증, 불안정성이 뚜렷하게 관찰되더라도 일상에서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영상상 변화는 미미해도 극심한 통증과 보행 장애를 겪는 환자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척추와 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채 남들이 좋다는 운동을 무작정 따라 할 때 발생한다. 무릎 연골의 마모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하체 근력을 키우겠다고 무리하게 등산을 하거나 충격이 큰 달리기를 강행하면 관절 손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

 

척추 불안정성이 있는 경우에도 허리를 과도하게 젖히거나 회전시키는 스트레칭보다 몸통을 단단히 잡아주는 코어 안정화와 균형 감각, 둔근 강화 운동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게 고 병원장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증상 성인이 불안감에 쫓겨 일률적으로 고가의 척추 MRI나 정밀 검사를 매년 받을 필요는 없다. 척추와 관절 건강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장기적인 기능 관리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연령과 과거 부상 이력, 보행 속도, 악력 및 하지 근력, 관절 가동 범위, 신체 정렬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이상 소견이나 증상이 있을 때 선별적으로 영상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퇴행성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채 운동하면 발생하는 현상.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고도일병원 제공.
퇴행성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채 운동하면 발생하는 현상.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고도일병원 제공.

따라서 중년 이후에는 단순 혈액검사 수치에만 안주하지 말고 자신의 ‘신체 움직임 능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평소 관절에 부하가 적은 평지 걷기, 실내 자전거, 수중 운동 등 저충격 유산소 운동을 기본으로 삼고, 허벅지와 엉덩이, 복부 코어 근육을 단련하는 맨몸 운동을 꾸준히 병행해야 한다.

 

만약 관절에 부종이나 반복적인 걸림 현상이 느껴지거나, 걷는 거리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보행 중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균형을 잃고 휘청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통증이 심하지 않더라도 의료기관을 찾아 기능 저하의 원인을 점검해야 한다.

 

고도일 병원장은 “척추 환자들을 진료해 오며 절감한 것은 70~80대에 나타나는 심각한 척추관협착증이나 관절 변형이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통증이 전혀 없었던 40~50대 중년 시절부터 미세한 구조적 변화가 서서히 진행되어 온 사례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근골격계 관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검사 영상에서 퇴행성 흔적 하나를 찾아내 치료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70~80대가 되어서도 타인의 도움 없이 온전히 내 두 발로 걷고 움직이는 자립 기능을 보존하는 데 있다”며 “운동을 무조건 많이, 세게 하는 것보다 내 척추와 관절 상태에 맞게 평생 지속할 수 있는 알맞은 운동을 찾아 실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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