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는 아직 성치 않다. 그래도 슛만큼은 주저하지 않았다. 프로 2년 차 이규태(삼성)가 승부처에서 뜨거운 손끝을 뽐내며 팀의 개막 2연승을 이끌었다.
삼성은 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2026~2027시즌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66-58로 승리했다. 10시즌 만에 개막 2연승을 달린 가운데 이규태는 팀 내 최다인 18점을 올리며 승리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3점슛도 4개를 던져 3개를 성공시켰다.
특히 마지막 10분이 빛났다. 삼성은 3쿼터까지 48-47로 간신히 앞서며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4쿼터 중반에도 50-49로 쫓기자 이규태가 외곽포로 숨통을 틔웠다. 4쿼터에만 11점을 책임졌을 정도다.
더욱 눈길을 끈 건 몸 상태다. 이규태는 앞선 오픈매치에서 어깨를 다친 뒤 여전히 통증을 안고 있다. 테이핑과 보호대에 의지해 경기를 치르는 상황이다. 그는 경기 후 “보호대를 착용한 채 슛을 던지는 게 익숙하지 않아 계속 연습했다. 그게 오늘 잘 나온 것 같다”고 웃었다.
자신감을 심어준 건 김상식 감독이었다. 이규태는 “감독님이 비시즌부터 기회가 나면 적극적으로 슛을 던지고 몸싸움도 피하지 말라고 말씀해 주셨다”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벤치에서 보낸 시간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두 명이 나서는 2, 3쿼터엔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코트의 흐름을 살피며 자신의 역할을 구상했다. 그는 “경기를 지켜보면서 들어갔을 때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할지 생각했다. 4쿼터에는 외국인 선수가 한 명만 뛰기 때문에 리바운드에도 더 신경을 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공격만큼 수비에서도 성장하려 애쓰고 있다. 지난 시즌 도중 합류해 프로농구 적응에 온 정신을 쏟았던 그는 이번 비시즌을 거치며 자신의 역할을 구체화 중이다. 이규태는 “팀이 내게 원하는 건 지금 수비와 리바운드다. 4번 포지션에서 외국인 선수들을 도와주고, 수비에서도 팀에 더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팀은 쾌속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라커룸에선 수훈선수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온 이규태를 향해 동료들이 물을 뿌리며 2연승을 자축한 바 있다. 이규태는 “처음 경험해 봤는데 기분이 좋았다”며 활짝 미소 지었다.
자신의 활약보다 팀 승리를 앞세웠다. 그는 “내가 중심에 서서 기쁘다기보다는 팀이 이겨서 좋다”며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잘하는 부분은 더 살려야 한다. 응원해 주시는 팬들을 위해 한 발 더 뛰고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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