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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 ‘신병4’ 감독·작가 “군대는 남녀노소 공감의 기억…이젠 사명감 생겼죠”

입력 : 2026-10-03 11:32:16 수정 : 2026-10-03 13: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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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영 작가, 민진기 감독(왼쪽부터). 사진=ENA
윤기영 작가, 민진기 감독(왼쪽부터). 사진=ENA

 

시즌을 거듭할수록 더 강해졌다. 군대라는 익숙하면서도 특수한 공간에서 길어 올린 현실적인 웃음과 개성 강한 캐릭터를 앞세운 ‘신병’이 네 번째 시즌까지 흥행을 이어가며 장수 시리즈의 저력을 입증했다.

 

지난 29일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신병4: 사보타주’는 기존 팬덤을 단단히 붙잡은 것은 물론, 새로운 인물과 한층 확장된 이야기로 시리즈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었다. 어느덧 네 시즌을 달려온 ‘신병’의 인기 비결과 계속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작품 종영 전 인터뷰를 연 민진기 감독은 “전 시즌보다 더 큰 재미를 드린 것 같아 다행”이라며 “배우들이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고, 전 시즌과는 다른 이야기에 대중이 공감해주신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배우들도 치열하게 잘해줬다.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윤기영 작가는 “시즌제다 보니 걱정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더 좋은 반응을 얻어서 다행”이라며 “재미있게 봐주신 시청자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작품을 준비해주신 분들에게도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현실의 사건을 끌어온 블랙코미디와 사회 풍자도 한층 짙어졌다. 단순히 군대에서 벌어지는 웃지 못할 상황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사회에서 벌어진 사건을 작품 안에서 재해석하며 메시지를 던졌다.

 

사진=ENA
사진=ENA

 

민 감독은 “시즌이 거듭되는 드라마일수록 제작진이 그 시즌에서 보여주고 싶은 메시지나 이야기의 구조가 조금씩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시즌은 우리가 현실에서 경험했던 일들까지 드라마 안으로 끌고 들어오면 어떨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1년 강원도 양구에서 실제로 발생한 군인 집단 폭행 사건이다. 당시 양구에서 고등학생들이 외박 나온 군인 2명을 집단 폭행하자 인근 2개 사단이 외출 및 외박을 통제했는데 이를 드라마로 그대로 옮겼다. 


민 감독은 “실제로 그 사건에 분노하고 몸으로 기억하고 있는 예비역과 현역 분들이 계신다. 콘텐츠가 단순한 재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좋은 영향력을 끼친 것 같아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더라도 ‘신병’의 본질인 코미디를 놓치지는 않으려 했다. 그는 “‘신병’은 그럼에도 재미있어야 한다. 코미디 콘텐츠라는 것이 작가님과 제가 가진 기본적인 방향성”이라고 강조했다.

 

현실의 사건을 다루면서 의도적으로 판타지를 가미한 이유다. 일부 시청자 사이에서는 해당 에피소드를 보다 현실적으로 그렸으면 좋겠다는 반응도 나왔지만 제작진은 다른 선택을 했다. 민 감독은 “비록 판타지일지라도 그 사건을 해피엔딩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기 때문에 드라마 안에서라도 모두가 화합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즌4에는 35분 안팎의 24개 에피소드가 담기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룰 수 있었다. 민 감독은 “각 회차마다 두 개 정도의 에피소드가 들어가다 보니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다뤘다”며 “이번 시즌에는 특히 블랙코미디적인 요소가 잘 살아났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사진=ENA
사진=ENA

 

신병 유니버스의 스크린 확장을 알리는 영화 ‘신병 더 무비: 군병원에 귀신이 산다’는 올겨울 개봉 예정이다. 민 감독과 윤 작가가 마찬가지로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시즌4가 먼저 공개되면서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졌다. 민 감독은 “시즌4가 재미있게 나와야 영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데 배우들을 포함해 모두가 공감했다”며 “그래서 이번 시즌에 더 심혈을 기울였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무엇보다 시즌제 작품은 다음을 기약할 수 없다. 그는 “시즌제로 유지되는 콘텐츠는 사실 매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작업할 수밖에 없다. 다음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이번에는 좀 더 사활을 걸었다”고 강조했다.

 

민 감독에게 군대는 오랫동안 작품 세계를 관통해온 공간이기도 하다. 2013년 tvN 군대 시트콤 ‘푸른거탑’부터 ‘신병’ 시리즈까지 10년 넘게 군대를 무대로 이야기를 만들어왔다. 출발점은 군대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민 감독은 “‘푸른거탑’을 만들었을 때도 절박한 상황 속에서 젊은 청년들이 생활하는 공간이 주는 블랙코미디적인 요소에 집중했다”며 “코미디에서 가장 중요한 ‘공감’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아이템이라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 하이퍼리얼리즘적인 공간을 어떻게 비틀어서 코미디로 편입을 시키느냐에 대한 고민을 했다”고 설명했다.

 

고민의 결과로 ‘푸른거탑’에서는 군대와 메디컬을 합친 ‘군디컬’을 내세웠다면 ‘신병’은 원작을 기반으로 ‘하이퍼리얼리즘 밀리터리 코미디’를 표방한다. 10여년의 시차를 두고 표현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두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은 결국 군대라는 공간에서 나오는 공감대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군대는 굉장히 특수한 공간이지만 전 연령층과 남녀노소를 관통하는 공감의 기억이 있다”며 “그런 부분이 지금까지 계속 아이템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던 모티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공감’에서 출발했다면 이제는 밀리터리 콘텐츠를 지속해서 만들어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감까지 갖게 됐다.

 

민 감독은 “지금은 작가님도 저도 이 콘텐츠를 만드는 데 굉장한 사명감을 갖고 있다”며 “대한민국에서 적어도 하나 정도는 밀리터리 콘텐츠가 필요하고, 그 콘텐츠가 지속될 수 있는 원동력을 계속 개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군대에서는 아직도 여러 사건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무리 의미를 담더라도 ‘신병’의 본질은 코미디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공감대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사명감을 갖고 만드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우리는 코미디를 추구하기 때문에 재미있어야 한다. 시대에 따라 유머 코드가 달라지는 만큼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동행은 차기작에서도 이어진다. 내년 공개 예정인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써닝 야구단’을 함께 준비하고 있다. 두 사람이 ‘신병’을 만드는 동안 동시에 개발해온 작품으로, 준비 기간만 약 3년에 달한다.

 

두 사람의 인연은 오히려 ‘써닝 야구단’에서 먼저 시작됐다. 윤 작가는 “제가 드라마 작업 경험이 많지 않았을 때 감독님이 ‘써닝 야구단’ 기획안을 보고 저를 발굴해주셨다”며 “그 작품을 준비하면서 ‘신병’ 시즌2부터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속해서 작품을 빌드업하면서 서로 어떤 부분이 잘 맞고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며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민 감독 역시 ‘신병’을 함께 만들며 쌓은 호흡이 차기작을 구체화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는 “‘신병’에는 좋은 원작이 있었고 저에게 ‘푸른거탑’을 했다는 군대 콘텐츠에 대한 전문성도 있었지만, 결국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좋은 배우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써닝 야구단’ 역시 윤 작가와 새로운 이야기를 한다면 어떤 색깔을 낼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시작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써닝 야구단’ 개발에는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두 사람은 ‘신병’ 시리즈를 함께 만들며 자신들의 강점과 작품을 만드는 방식을 다듬어왔다. 민 감독은 “‘신병’을 하면서 동시에 ‘써닝 야구단’을 개발했기 때문에 오히려 효율적인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좋은 배우들도 합류해주셨다. 우리가 콘텐츠를 통해 해보고 싶었던 실험과 새로운 이야기가 전혀 새로운 사람들과 펼쳐질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신병’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각오다. 민 감독은 “‘신병’ 시리즈를 만들며 쌓은 노하우와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드렸던 여러 요소를 ‘써닝 야구단’에서는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장이 생겼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작품에 들어간다는 설렘과 신남이 있다. 윤 작가님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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