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도 이렇게 ‘팬시(Fancy)’한 반려견 정원은 없었죠.”
서울 양재 매헌시민의숲(옛 양재시민의숲)에 반려견을 위한 맞춤 정원이 탄생했다. 지난 1일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개막에 맞춰 문을 연 ‘댕댕파크’와 ‘살랑살랑정원’이다. 골든리트리버 ‘루시’와 함께 방문한 성문석 씨는 “약 10년간 캐나다에서 살다가 최근 한국에 돌아왔는데 너무 예쁘고 펫프렌들리한 공간을 찾은 것 같다”며 엄지를 세웠다.
우선 댕댕파크는 ‘시저’ ‘템테이션’ ‘위스카스’ 등 펫푸드 브랜드로 유명한 회사 마즈(MARS)의 국내지사 한국마즈가 조성한 정원이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의 기업 정원 중 하나로 약 4개월 준비 끝에 70평 규모의 반려견 산책로 및 쉼터로 단장을 마쳤다.
특히 ‘킁킁가든’으로 명명된 댕댕파크의 중심부는 다양한 식물, 자갈, 통나무 그루터기 등이 마련돼 강아지가 후각·시각·청각·촉각적으로 다양한 긍정 자극을 받을 수 있다.
공간 조성을 주도한 심용희 한국마즈 소속 수의사는 “사람에겐 위험하지 않지만 개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식물이 있기 때문에 식재에 특히 신경을 썼다”며 “반려견이 섭취하거나 흡입했을 때, 접촉 시 피부 자극, 가까이 접근했을 때 잎이나 줄기 때문에 입을 수 있는 물리적 상처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선택 받은 식물이 버지니아 냉초, 루드베키아, 에키놉스 비치스 블루, 수호초, 코레옵시스 문빔, 무늬꽃이다.
심 수의사는 “정원에 깐 자갈도 반려견 발바닥에 상처를 주지 않도록 모나지 않은 것으로, 크기 역시 대형견의 발바닥 패드 사이에 끼지 않고 소형견의 발바닥에 부담을 주지 않는 적절한 크기”라며 “강아지들이 다양한 자극을 느끼며 마킹 등 본능적 행동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댕댕파크와 산책로로 자연스럽게 연결된 곳이 서울시 동물보호과에서 조성한 살랑살랑정원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 중 하나인 ‘펫가든 5곳 조성’의 첫 발자국인 곳으로, 그 명칭은 바람에 살랑이는 식물과 기분 좋게 살랑이는 반려견의 꼬리를 의미한다.
이곳 역시 한국마즈의 댕댕파크처럼 인간보다는 반려견에 맞춘 공간이다. 오지현 서울시 동물보호과 동물정책팀장은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조성된 다른 정원들은 가을 수종이 주류라면 살랑살랑정원은 반려견에게 해롭지 않고, 적록색맹인 강아지들이 잘 볼 수 있는 노란색과 파란색 꽃 위주로, 그리고 땅을 파는 개들의 습성을 고려해 뿌리가 튼튼한 종으로 식재했다”고 말했다.
산책로를 감싼 흙 땅에서 대국, 미니백일홍, 국화, 향등골풀, 플럼바고(하늘꽃) 등이 살랑대는 이 정원에는 반려견의 체온 조절을 돕는 석재 쉼터, 도그후크가 구비된 벤치, 반려견의 촉각을 자극하는 자갈 포장 패드와 디딤목이 준비돼 있었다.
이날 살랑살랑정원과 댕댕파크의 산책로를 걷던 반려견 루시는 흙 땅에서 앞발로 열심히 땅을 파고 꽃 향기를 맡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루시 보호자 성문석 씨는 “한국에 온 뒤 루시가 이렇게 신난 모습은 처음”이라며 “강아지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반려인의 한 사람으로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댕댕파크와 살랑살랑정원 근처에는 매헌시민의숲 반려견 놀이터도 위치했다. 한국마즈와 서울시 측은 “반려견의 산책과 휴식, 놀이 공간이 붙어있는 만큼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계절별 반려견 산책 시 조심해야 하는 식물은?
반려견과 함께하는 가정은 1일 1회 이상 동반 산책이 상식으로 자리 잡은 오늘날, 보호자는 반려견에게 위험한 식물을 미리 알아두면 좋다. 심용희 한국마즈 소속 수의사가 반려견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식물을 계절별로 정리해 공유했다.
심 수의사는 “봄에는 튤립, 히아신스, 수선화 같은 구근식물의 독성이 반려견에게 좋지 않다. 철쭉과 진달래류도 반려견이 잎과 꽃을 뜯어 먹지 못하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비료, 제조체, 살충제, 농약의 섭취 접촉 흡입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름철에는 연못과 웅덩이의 남조류 섭취, 가을엔 야생 버섯, 겨울엔 살서제(쥐약)와 포인세티아 섭취 및 접촉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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