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의 플렉스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지던 막내에서 팀의 듬직한 버팀목으로 성장했다. 시청자마저 뿌듯하게 만든 막내의 성장기였다.
지난 19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2’는 재력으로 판을 뒤집는 재벌X형사 진이수(안보현)와 새 팀장 주혜라(정은채)의 사이다 공조 수사극을 그렸다. 김신비는 강하경찰서 강력1팀의 마스코트 막내 형사 최경진 역을 맡았다. 막내의 유쾌한 존재감은 유지한 채 한층 성장한 추리력을 선보이며 강력1팀의 마스코트로 활약했다. 김신비는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시청자분들과 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보내주신 사랑과 관심을 체감하고 있다”라는 종영소감을 전했다.
훈훈한 분위기 속에 시즌1 촬영을 마치고 곧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 처음 시즌제 드라마를 경험하며 다음 시즌에 합류할 수 있을지 걱정과 불안이 있었지만, 출연이 확정되고 나서는 책임감을 더 크게 느꼈다. 그는 “변화한 경진의 모습을 보여주며 더 풍성한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마음가짐을 전했다.
◆우리 경진이가 달라졌어요
2024년 인기리에 종영한 시즌1에 이어 두 번째 시리즈로 돌아왔다. 동글동글한 눈망울에 귀여운 말투까지. 막내미 넘치는 외모로 시즌1을 마무리했다면 시즌2로 넘어오며 경진의 성장을 그렸다.
티 나는 변화들도 있었다. 시즌1에서는 출퇴근 시간에 칼 같은 신입의 면모가 묻어났다면, 어느덧 부쩍 성장한 경진은 공사구분 확실한 형사로 성장했다. 여자친구도 달라졌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였다. 알콩달콩한 현 여친 역에는 ‘치얼업’에서 로맨스 호흡을 맞춘 장규리가 힘을 보탰다. “당시에도 너무 편하고 재밌게 촬영했는데, 다른 현장에서 만나니 더 많이 기대되더라. 너무 반가웠고 촬영하면서도 무척 편했다”라는 촬영 후기를 전했다.
대사 하나에서도 변화가 드러났다. 지난 시즌에 이어 여전한 ‘진이수 바라기’였지만, 내면의 단단함이 더해졌다. 살인 사건 용의자로 몰린 진이수(안보현)를 믿고 사건 해결의 단서를 찾아 결정적 활약을 펼쳤다. 김신비는 “이수가 사직서를 내고 나서의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어떻게 하냐는 말에 평소 같으면 팀장님이 (경진을) 안심시켜 줬을 텐데, 경진이는 되레 ‘유성원 어떻게 잡아요’라고 말하더라. 한껏 경찰다운 면모를 지니게 됐다는 걸 느꼈다”라고 했다.
처음엔 이수의 외적인 모습을 보고 다가섰다면, 동고동락하며 이수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됐다고 생각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동료이자 선배로 진이수를 바라봤다. 그는 “이수가 누명을 썼을 때도 유일하게 그를 믿어주는 게 경진이다. ‘당연히 아닐 거야’라고 생각하며 한편으로는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해당 장면을 만들어갔다”고 했다.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장면도 진이수와 최경진의 티키타카로 탄생했다. 누명을 벗은 진이수가 풀려나 강력1팀이 회포를 푸는 장면이다. 두부를 구해 온 경진이 이수에게 먹여주는 행동까지가 대본상의 지문이었다면, ‘그럼 너도 먹어’라며 경진에게 두부를 건네는 장면은 사전에 맞춰보지 않은 애드리브였다. 컷 사인이 떨어지고 정은채(주혜라 역)조차 미리 합을 맞췄는지 물을 정도로 최상의 호흡을 쌓았다.
◆웃음꽃 넘친 현장
시즌1을 돌아보면 감사한 마음뿐이다. 그는 “이렇게 좋은 배우들과 스태프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을 통해 신인상이라는 영광을 안아 더욱 기뻤다”고 했다. 시즌2 제작 소식을 듣고는 ‘무조건 참여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다. 시즌1의 구성원들이 그대로 모여 다시 한 번 작업한다는 자체로 기대가 컸다.
시즌2의 첫 촬영은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현장에 미리 도착해서 인사하고 싶다는 마음은 배우들 모두 하나였다. 촬영 감독은 “우리 어제 봤잖아”라는 첫 마디로 유쾌한 시작을 열었다.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편안했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 다시 만났지만 마치 어제 본 것처럼 편안했다. 순간이 연결되는 듯한 느낌을 받아 인상적이었다”라고 돌이켰다. 현장에서 느낀 행복이 클수록 마지막 촬영을 앞둔 아쉬움은 더 컸다.
극의 특성상 무거운 사건과 재치있는 코믹신들을 알맞게 버무려 분위기를 환기하곤 했다. 이러한 장르 스위치를 잘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있었지만, 서로 농담을 나누다가도 슛 사인이 떨어지면 곧바로 집중력이 뿜어져 나왔다. 대신 대놓고 코믹한 신들은 서로 웃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김신비는 “네 명이 함께 연기하는 장면이 있으면, 한 명만 NG를 내도 개그요소들이 생겨났다. 똑같은 상황이 생기면 웃음부터 터졌다”고 했다. 배우들뿐 아니라 현장에 함께한 모든 스태프도 웃음으로 대통합된 순간들이 많았다. 현장에선 모두가 분위기 메이커였다. 덕분에 서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교류할 수 있었고, 더 좋은 결과물이 탄생했다.
최고의 환경에서 최선의 성과를 거뒀다. 최고 시청률 14.1%를 기록한 ‘재벌X형사2’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신비는 “여러 에피소드와 그 안에서 나오는 인물, 사건마다 각자의 장르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화려한 액션이 버무려져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인기의 이유를 짚었다.
작품 속에서 가장 탐난 캐릭터는 다름 아닌 진이수다. 배우로서 바라보는 선배 안보현, 그리고 경진이로서 바라보는 형사 진이수 모두 동경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는 “현장에서도 세심하게 배려해주셨다. 지나가면서 한 말 한마디도 기억해 챙겨주시더라”며 “시즌1부터 선배님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선배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랐다. 더 나아가 열린 결말으로 엔딩을 맞은 시즌2에 이어 시즌3가 제작된다면 경진의 막내 탈출도 가능하지 않을까. 대번에 “후임은 언제 들어오나 자연스럽게 상상하곤 했다”라고 답한 그는 “경진이는 지금보다 더 성장해 있을 거라 확신한다. 만일 후배가 온다면 더 말이 많아질 것 같다. 이수 형님의 모습을 따라하면서도 아끼고 챙겨주는 선배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변함없이 성실하게…김신비의 ‘내일’
연기를 처음 접했을 때의 설렘과 열정을 잃지 말자고 다짐하며 매 작품에 임한다. 큰 목적의식보다는 눈앞에 있는 상황에 집중하며 촬영하는 편이다. 그런 그에게 두 시즌 사이에 있었던 변화를 물었다. 곰곰이 고민하던 그는 “복싱을 새롭게 시작했다. 왜 이제 배웠을까 싶을 정도로 재밌게 하고 있다”고 답했다. 영화 ‘범죄도시4’에서 함께 호흡한 배우이자 복싱 코치 김지훈을 보며 관심을 키웠고, 안보현의 이야기에 궁금증이 생긴 덕이다.
액션, 무용 등 유독 몸 쓰는 분야에 도전정신이 생기는 편이다. 어린 시절 강에서 수영을 독학했다고 밝힌 그는 “그때가 처음 해보는 가장 큰 움직임이었다. 내가 몸으로 하는 걸 좋아하는구나 싶었다”라고 떠올렸다. 대학 입시를 위해 현대무용을 배웠고, 입학 후에는 연기과임에도 불구하고 한국무용과 스트릿댄스 수업을 들었다. 방학 때는 중국 무술에 관심이 생겨 우슈와 검술을 배우기도 했다. 복싱에 애정을 보인 그는 “체력도 기를 수 있지만, 나중에 더 섬세한 액션신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연극 무대에서 출발해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매체로 들어와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건 드라마 ‘치얼업’(2022)과 ‘악귀’(2023)부터다. ‘재벌X형사1’ 이후에도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다. ‘데뷔 10주년’이라는 말에 멋쩍은 미소를 지은 그는 “아직 체감이 안 되는데 팬분들이 알려주시더라”며 “처음 연기했던 때를 생각하면 달라진 게 없다. 매 작품 새로운 사람과 환경을 마주하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난다는 자체가 값지다”라고 지난 활동을 돌아봤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미래를 꿈꾼다. “대본에서, 또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배울 것이 많을 거라 믿는다. 항상 감사하며 최대한 배우고 즐기고 싶다”고 말한 그는 “돌이켜보니 정말 다양한 인물을 만났고, 앞으로는 또 어떤 캐릭터 만날지 기대된다”라고 설렘을 나타냈다.
차기작은 10월 15일 공개 예정인 티빙 오리지널 ‘내가 떨릴 수 있게’다. 사랑 없인 연애하지 않는 여자와 사랑 없이도 연애가 가능한 남자의 로코물. 김신비는 공연수(남지현)의 동생이자 종갓집 장손 공남수 역을 맡는다. 장손의 책임감 아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인물이다.
매 작품 성실함을 최우선으로 임한다. 그는 “연기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성실한 태도가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해온 과정을 토대로 처음 연기를 시작하며 느꼈던 설렘과 떨림을 유지하고 싶다. 앞으로도 바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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