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힘으로!’
한 번 빼앗긴 기세를 되찾아야 금메달도 보인다. 한국 야구가 에이스 곽빈(두산)을 앞세워 일본과 아시안게임(AG) 마지막 결전에 나선다. 맞은편에는 불과 이틀 전 한국 타선을 꽁꽁 묶었던 일본의 왼손 투수 히구치 신(오지)이 선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7일 오후 6시30분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일본과 2026 아이치·나고야 AG 금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한국은 곽빈, 일본은 히구치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단기전에서는 선발투수가 초반 분위기를 얼마나 장악하느냐가 승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경기부터 그랬다. 곽빈은 지난 21일 대만과 조별리그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안타 없이 볼넷 2개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시속 157㎞에 이르는 강속구를 앞세워 삼진 10개를 솎아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도 가장 위력적인 선발투수 중 한 명이다. 26경기서 155이닝을 던져 11승7패 186탈삼진 평균자책점 2.26을 써냈을 정도다. 대표팀 합류 직전 10경기서도 1점대 평균자책점(1.66)을 기록하는 등 매서운 기세를 자랑했다.
괴력의 역투, 국제무대에서도 이어졌다. 대만 타자들은 곽빈의 빠른 공에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고 한국은 5-0으로 이겼다. 첫 단추를 잘 끼운 대표팀은 이후 조별리그를 3전 전승으로 통과한 바 있다.
지난 25일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맞대결에선 정반대 상황을 경험했다. 이번에는 히구치가 마치 전장 위 ‘적토마’처럼 내달렸다. 7이닝 동안 92구를 던져 4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봉쇄했다. 한국 선발 소형준(KT)이 3이닝 3실점으로 흔들린 데다 타선에서도 세 차례 병살타가 나오면서 추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결과는 0-5 완패였다.
KBO리그 주축 선수들로 꾸린 대표팀이 사회인야구 선수 중심의 일본에 당한 뼈아픈 패배였다. 한 번 구긴 자존심을 또 내줄 수는 없다. 한국은 ‘도요하시 쇼크’를 뒤로하고 중국을 9-2로 꺾어 다시 일본과 마주할 기회를 잡았다. 5개 대회 연속 AG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이틀 전 자신들을 막아 세운 히구치부터 넘어야 한다.
히구치는 일본 기업 오지홀딩스 산하 사회인야구팀 오지에서 뛰는 왼손 투수다. 지난해 사회인야구 평균자책점 1.25로 이 부문 1위에 올랐고 팀의 도시대항야구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 일본 현지에서는 올해 NPB 신인 드래프트서 주목할 투수로도 거론되고 있다.
결승에선 등판 간격이 변수로 떠올랐다. 히구치는 한국전에서 92구를 던진 뒤 하루만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곽빈은 21일 대만전 이후 닷새 동안 휴식을 취해 체력을 충분히 비축했다.
무거운 책임이 곽빈의 어깨에 놓였다. 대만전서 보여준 가공할 만한 구위로 초반부터 일본 타선을 눌러 히구치와의 선발 싸움에서 우위를 잡아야 한다.
그래야 타선의 부담도 덜고 한국이 그리는 금메달 시나리오도 한층 수월하게 풀릴 수 있다. 곽빈이 한일전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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