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나라 일본에서 낯선 방망이를 든 크리켓이 등장했다. 아직은 생경한 풍경임은 틀림 없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남자 크리켓 개막을 앞두고 열린 일본과 인도의 친선경기에선 관중에게 경기 이해를 돕는 안내서까지 나눠줬을 정도다.
일본 남자대표팀은 지난 22일 도치기현 사노에서 인도와 사상 첫 남자 국제경기를 치렀다. 내년 일본과 인도의 수교 75주년을 앞두고 마련된 ‘스즈키컵’이었다. 일본은 세계 정상급 전력을 갖춘 인도를 상대로 2점 차로 졌다.
현지 매체 재팬타임스는 이번 AG와 인도전이 일본 내 크리켓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크리켓협회(JCA) 미야지 나오키 최고경영자(CEO)는 세계적인 크리켓팀의 일본 방문을 뉴욕 양키스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가 일본을 찾는 것에 빗댔다. 정상급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보는 경험이 종목을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크리켓이 이번 AG 경기 종목에 뒤늦게 추가되면서 준비 기간은 17개월에 불과했다. 이 지역엔 국제대회를 치를 만한 시설도 마땅치 않았다. 조직위는 아이치현 닛신의 고로기 육상공원에 크리켓 경기장과 임시 관중석을 마련했다. 지난 5월 이곳에 경기장이 문을 열었을 당시 크리켓을 처음 접한 이들을 포함해 약 300명이 현장을 찾았다.
지역 사회서도 대회를 계기로 종목 알리기에 나섰다. 닛신시는 학교 체험 프로그램과 교사 교육을 진행했고, 쇼핑센터와 지역 행사에서도 크리켓을 소개했다. JCA에 따르면 일본의 크리켓 등록선수는 약 7300명, 연간 참가 인원은 1만4000명 수준이다. 야구와 비교하면 아직 규모가 작지만 참여 인원은 조금씩 늘고 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한국에선 아직 더 낯선 종목이다. 대한크리켓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등록 선수는 451명, 동호인은 3208명이다. 한국은 이번 AG 출전을 목표로 대표 선발전까지 치렀지만 높은 예선 참가비와 짧은 준비 기간 등을 이유로 예선 출전을 포기했다. 협회는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과 2030 도하 AG를 다음 목표로 잡고 있다.
시선은 AG 이후로도 이어진다.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크리켓은 LA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돌아온다. 이번 AG 크리켓 일정은 다음 달 3일까지 이어진다. 야구에 익숙한 동아시아서 열린 이번 대회가 크리켓의 매력을 얼마나 널리 알릴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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