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말로만 듣던 ‘셔틀 노쇼’, 돌아오는 대답은 “다음 버스를 기다리세요”뿐이었다. 직접 겪어보니 대회에 참가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을지 느껴진다. 경기력에도 충분히 영향을 미칠 법하다. 2026 아시안게임(AG)이 열리고 있는 일본 아이치, 나고야는 셔틀 노쇼의 천국이다.
사격이 열리는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은 나고야시 밖에 있다. 오카자키시나 도요타시를 지나서 가야 한다.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편도 1시간30분 거리다. 도시 외곽에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편도로만 3시간 가량이 걸린다. 셔틀이 필수다.
22일 공기소총 10m 결선이 시작하는 11시50분에 맞춰 아침 일찍 MMC로 향했다. 공식 홈페이지에 공지된 셔틀의 출발 시각은 오전 10시5분. 기다리고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는다. 마음이 급해졌다. MMC 인포메이션 데스크로 향했다. 이미 북새통이다. 각국 취재진이 대회 관계자를 붙잡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모두가 한목소리다. “셔틀이 어디로 사라졌나”였다. 가까스로 관계자를 만나 물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다음 버스는 약 1시간 뒤에 온다. 기다려라”뿐이었다.
추후 확인해보니 조직위원회가 이날 아침 셔틀 출발 시각을 앞당겼다. 공지는 없었다. 공식 홈페이지 셔틀 안내에는 여전히 ‘오전 10시5분 출발’이라고 표시돼 있다.
1시간 후 출발? 도착하면 결선이 끝나 있을 시간이다. 데스크의 불호령,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나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관계자는 상냥한 말투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눈물이 날 지경이다.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그때 제일교포 대회 관계자가 찾아왔다. 택시를 잡아주겠다고 했다. 예상 택시비만 약 30만원. 그는 “우리가 지불하겠다. 걱정하지 마라”고 말했다. 구세주가 찾아온 듯했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관계자가 오더니 취재진이 택시비를 선지급하고 영수증을 청구하라고 말을 바꿨다. 옥신각신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한국인 자원봉사자가 슬쩍 다가왔다. 그는 “여기 일 처리가 아주 엉망이다. 완전 주먹구구식”이라며 “지급 방식을 확실히 하고 출발해라. 추후 영수증 청구면 돈을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잘 해결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대신 고개를 숙였다.
10분, 20분이 지나도 택시가 오지 않았다. 그 사이 시계는 오전 11시 15분을 가리켰다. 다음 셔틀이 오는 바로 그 시간이었다. 결국 MMC에서 한 발자국도 떠나지 못했다. 급하게 MMC 기자실로 이동해 반효진(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과 박하준(KT)이 은메달을 따는 순간을 현장 중계방송 화면으로 지켜봤다.
머릿속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라는 관계자의 말이 떠나지 않는다. 누군가 ‘오겡끼데스까?(잘 지내십니까)’라고 묻는다면 “아니요. 아직은 잘 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치=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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