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 가는 관광’을 바꾸려면 시설 건립과 일회성 행사 중심의 지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역의 음식과 시장, 산업, 생활문화를 체류형 콘텐츠로 만들고 지방공항과 관광지를 잇는 교통망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국회관광산업포럼과 한국경제인협회는 22일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지역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관광 법·제도 개선’ 세미나를 열었다. 행사는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과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민 의원은 “관광은 지역으로 사람을 불러들이고 생활인구와 지역소비를 확대하는 핵심 산업”이라며 세미나에서 나온 제안이 법률 개정과 예산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관광객의 지역 확산이 숙박과 음식, 교통, 쇼핑 수요와 일자리를 만드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새 건물보다 ‘그 지역에서만 가능한 경험’
신학승 한양대 교수는 일본 나오시마와 설국관광권, 지브리파크 사례를 들어 국내 지역관광 정책도 시설 조성 중심에서 지역 고유의 콘텐츠와 민간투자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제행사를 위해 지은 시설을 행사가 끝난 뒤에도 관광자산으로 활용하고, 숙박·교통·상권을 하나의 관광생태계로 연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행사 유치 단계부터 사후 활용계획을 세우고 관광 지식재산(IP)과 콘텐츠 투자를 확대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사업 성과를 방문객 수만으로 평가하는 방식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광객이 지역에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실제로 얼마를 소비했는지를 중심으로 정책 효과를 측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번 보고 끝나는 축제, 상설 여행상품으로
채지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역에 관광자원이 없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다름이 관광객의 방문 이유로 번역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역의 음식과 산업, 전통시장, 생활문화 등을 관광객이 직접 경험하고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로 바꿔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지역축제도 상시 이용할 수 있는 여행상품과 지역 브랜드로 발전시킬 것을 제안했다.
지역관광 지원정책 역시 개별 행사나 상품에 예산을 나눠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숙박과 음식, 이동, 체험을 아우르는 도시 전체의 관광 경험을 만드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항에서 관광지까지…불편한 이동부터 개선
토론에서는 지역관광 전문기업을 육성하고 민간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최동석 충남문화관광재단 관광사업본부장은 지역관광추진조직(DMO)과 지역 목적지관리회사(DMC)의 역할을 나누고 ‘로컬 특화 여행업’을 도입해 전문인력과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두현 영주문화관광재단 이사는 관광정책을 행정 중심에서 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고, 지역 관광기업이 지속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형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수 한국경제인협회 민생경제팀장은 관광객의 체류시간과 소비액을 성과지표로 활용하는 동시에 지방공항에서 주요 관광지까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홍민 문화체육관광부 국제관광정책과 사무관은 지방공항을 거점으로 한 관광권과 광역교통망을 조성하고, 민간기업이 자생할 수 있는 지역관광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국회관광산업포럼은 세미나에서 제시된 의견을 토대로 지역관광 규제 개선과 민간투자 활성화, 지역 관광기업 육성, 광역 관광권 구축을 위한 정책과제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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