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줄스호’가 쏘아올린 금빛 폭죽, 이제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이어받는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1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AG 여자농구 조별리그 C조에서 몽골을 88-61로 꺾었다. 말레이시아전 106-40 승리에 이어 2연승이다. 22일 오후 4시 대만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이날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빛났다. 이해란(삼성생명)이 20점, 이소희(BNK)가 19점, 강이슬(우리은행)이 15점, 최이샘(BNK)이 10점을 올렸다. 허예은(KB국민은행)의 8개를 포함해 어시스트 30개를 합작하며 공격 기회를 나눴다.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 마지막 AG 우승은 안방에서 열린 2014 인천 대회다. 남북 단일팀으로 나선 2018 자카르타·팔렘방에선 결승에서 중국에 져 은메달을 땄고, 2023년 열린 항저우 대회서도 동메달에 그쳤다.
사실 이번에도 여건은 녹록지 않다. 지난 9일 독일과의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8강 진출 결정전에서 56-94로 완패하며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의 한계를 확인했다. 부상 회복 중인 박지수(KB국민은행)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소속팀 일정으로 박지현(LA 스파크스)이 AG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지난 7월부터 쌓은 호흡을 믿는다. 박 감독은 “지금까지 11명의 선수가 맞춰온 부분들에 더 집중하고 보완해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조직력이 관건이다. 남자농구가 먼저 보여줬다. 니콜라이스 마줄스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은 대회 전 10경기서 4승6패에 그쳤고, 일본과의 평가전 참패로 지도력을 의심받기도 했다. 반전의 바탕에는 역할을 가리지 않는 헌신이 있었다. 귀화 빅맨이 없는 골밑서 이승현과 장재석이 버텼고, 주포 이현중도 20일 결승에서만 리바운드 18개를 잡았다. 한국은 리바운드에서 43-54로 밀리고도 일본을 67-57로 꺾었다.
여자 농구의 시선도 역시 골밑으로 향한다. 이번 대회 최대 난적으로 꼽히는 중국은 평균 신장 188.3㎝로 한국(176.1㎝)보다 12.2㎝ 크다. ‘규격 외’ 226㎝ 장쯔위를 포함해 190㎝ 이상만 4명이다. 한국은 최장신인 이해란과 진안, 최이샘 등이 182㎝다.
결국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이날 몽골전에서 이해란은 리바운드 6개, 최이샘은 5개를 잡아 41-34 우위에 기여했다. 장신 선수들을 상대로도 동료를 돕는 수비와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이 이어져야 빠른 공수 전환을 가져갈 수 있다.
무엇보다 포워드진이 더 폭넓게 움직일 필요가 있을 터. 강이슬은 몽골전에서 3점슛과 2점슛을 3개씩 넣으며 안팎에서 힘을 보탰다. 이해란의 돌파와 최이샘의 내·외곽 득점도 상대 수비를 흔들 무기다.
남자농구는 우려를 환호로 바꿨다. 여자농구에도 반전의 기회는 열려 있다. 11명이 서로의 빈틈을 메워 높이의 벽을 넘고, 12년 만의 남녀 동반 우승을 완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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