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의 사원’은 김혜준의 새로운 매력이 빛난 작품이다. 첫 로맨틱 코미디를 통해 그동안 작품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사랑스러운 얼굴을 제대로 보여줬다.
지난 8일 종영한 tvN ‘최애의 사원’은 최애 아이돌 이찬(차우민)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패션 플랫폼 아펠로에 입사한 남다름(김혜준)이 까칠한 대표 강하기(강훈)와 얽히며 벌어지는 오피스 로맨틱 코미디다. 김혜준은 ‘성덕’을 꿈꾸는 열혈 팬이자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디딘 신입사원 남다름 역을 맡아 팬심 앞에서는 누구보다 솔직하고 열정적이지만, 일과 사랑을 겪으며 한층 성장해가는 인물의 변화를 유쾌하고 사랑스럽게 그려냈다.
‘킹덤’(넷플릭스), ‘구경이’(JTBC), ‘커넥트’(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디즈니+) 등 장르물에서 강렬하고 개성 뚜렷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온 그는 ‘최애의 사원’에서 한층 밝고 친근한 얼굴로 변신했고, 첫 로코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장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작품 종영 후 김혜준은 “첫 로코였던 만큼 큰 도전이었는데 많은 분이 사랑해 주고, 남다름을 많이 응원해 줘서 감사드린다. 더운 여름에 잠시라도 행복함을 드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엔딩에서 남다름은 프랑스로 파견 근무를 가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쌓은 뒤 한국으로 돌아왔고, 강하기(강훈)에게 반지와 함께 프러포즈를 받으며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김혜준은 “꿈도 사랑도 다 찾았다. 꽉 찬 해피엔딩인데 이런 로코에 걸맞고, 또 마땅히 시청자에게 드려야 하는 결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혜준이 그리는 남다름의 미래 역시 밝았다. 사랑과 일 모두에서 행복을 찾은 결말처럼 강하기의 사랑을 받는 동시에 자신의 커리어를 꾸준히 쌓아가는 삶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혜준은 “저도 다름이처럼 살고 싶다. 일과 사랑을 다 잡고, 사랑을 잔뜩 받으면서 자기 일도 열심히 하는 여성”이라며 “다름이는 앞으로도 그렇게 계속 살아가지 않을까. 강하기의 사랑을 받고, 본인의 일을 사랑하면서 커리어를 쌓아왔으니 앞으로도 계속 쭉쭉 나아가는 멋있는 사람이 될 것 같다”고 바라봤다.
첫 로코를 선택하는 데는 큰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다. 장르물에서 강한 인상을 남겨온 만큼 이미지 변신에 대한 계산이 있을 법했지만 김혜준을 움직인 것은 대본 자체가 가진 귀여움과 재미였다. 로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익숙한 클리셰를 아기자기하게 풀어낸 방식과 로맨스 못지않게 살아 있는 코미디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우선 대본이 너무 귀여웠다”고 답한 김혜준은 “로코에는 클리셰적인 부분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에도 클리셰가 굉장히 많은데, 익숙한 장면을 재미없게 그린 게 아니라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잘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로맨스도 중요하지만 코미디도 중요한데 이 역시 재미있었고, 감독님 코미디를 살리고 싶어 했다”고 덧붙였다.
로맨스와 코미디 모두 대본에 잘 녹아 있었기 때문에 김혜준 역시 푹 빠졌다. 그는 “그래서 처음 받았을 때부터 재미있게 읽었다. 로코는 보면서 ‘저게 뭐야’ 하고 웃으면서 계속 보게 되는 재미라고 생각한다”며 “저도 대본을 읽으면서 ‘왜 이래’ 하며 웃고 있더라. 그러면서도 다음 이야기를 계속 보게 됐고 순식간에 빨려들어갔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 작품이 나에게 좋은 방향일지 고민하기보다 ‘너무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바로 결정했다. 고민이 크게 없이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선택한 작품”이라고 부연했다.
시청자로 볼 때는 부끄럽고 오글거린다고 느꼈던 장면들을 첫 로코에 도전하면서 새롭게 적응해야 했다. 익숙하지 않은 감정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 것이 첫 로코의 숙제였다. 김혜준은 “TV로 보면서 ‘오글거린다’고 생각했던 장면들이 촬영할 때는 더 오글거리더라”라며 “그런데 오히려 더 과감하게 표현해야 시청자가 재미있게 봐주시는 것 같다. 그래서 그걸 이겨내려고 많이 노력했다. 최선을 다해서 후회는 남지 않는다”고 돌아봤다.
스스로도 작품을 통해 이전에는 미처 몰랐던 자신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다. 그동안 장르물에서 무게감 있는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만큼 완성된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웃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낯설게 다가왔다. 시청자뿐 아니라 김혜준 자신에게도 그동안 꺼내 보이지 않았던 밝고 사랑스러운 얼굴을 발견하게 한 작품이었다.
김혜준은 “내 모습을 직접 볼 수는 없으니 결국 작품을 통해 보게 되는데 정말 많이 웃더라”며 “작품이 그러니 당연한 건데 보면서도 ‘진짜 많이 웃네’ 싶을 정도였다. 그때 확실히 밝은 작품이라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작품에서 그렇게 이까지 보이면서 크게 웃었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남다름의 밝은 에너지 역시 단순히 긍정적인 인물로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김혜준이 바라본 남다름은 무작정 밝은 인물이 아니라 오히려 주변의 눈치를 많이 보는 소심한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힘든 상황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 다시 일어설 줄 안다는 점에서 남다름만의 씩씩함을 찾았다.
김혜준은 “다름이가 마냥 모든 상황에서 밝은 아이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주눅도 많이 들고 눈치도 많이 보고, 어떻게 보면 굉장히 소심한 친구”라면서도 “그러나 잘 무너지지 않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잠깐 슬프고 우울한 수렁에 빠지기도 하지만 금방 일어난다. 세상 탓이나 남 탓을 하기보다 본인 스스로 일어날 힘을 만드는 친구”고 설명했다. 이어 “그게 다름이만의 씩씩함이라고 생각했다. 저도 다름이를 보면서 이런 부분은 참 배우고 싶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극 중 남다름은 직장 상사 강하기와 오랜 시간 좋아해온 최애 이찬 사이에서 삼각 로맨스를 펼쳤다. 현실의 김혜준은 누구에게 마음이 끌렸을지 묻자 잠시 고민하더니 “대표님이라는 직위?”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더니 곧장 “저는 그냥 새로운 사람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재치 있게 답해 웃음을 불렀다.
첫 로코를 성공적으로 마친 경험은 또 다른 욕심으로 이어졌다. 김혜준은 “원래 항상 로코에 대한 니즈는 있었다”며 “이번에 해보니 너무 재미있었고 더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많이 생겼다. 그래서 더 많이 해보고 싶고, 다양한 장르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났다”고 말했다. 로코뿐 아니라 아직 경험하지 못한 장르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안 해본 것을 해보는 데서 오는 쾌감이 있더라”며 “더 많이 배우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2015년 데뷔해 어느덧 데뷔 11년 차를 맞았다. 2020년대 이후로는 매년 작품이 공개될 정도로 대중에게 사랑 받는 배우가 됐다. 김혜준은 “11년 차라는 말을 듣고 저도 놀랐다. 열심히 일했다”고 회상했다.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들이 차례로 바뀌는 AI 영상을 접했었다는 그는 “살짝 뭉클하더라. 그래도 허송세월을 보내지는 않았구나 싶었다. 그 시간 동안 분명 성장한 부분이 있고 경험도 많이 쌓였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꾸준히 작품을 이어갈 수 있었던 만큼 현재의 관심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마음도 분명했다. 그는 “배우는 사랑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지 않나. ‘많이 사랑해주실 때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 안주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강조했다.
11년을 묵묵히 걸어온 지금, 김혜준의 꿈은 배우를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오히려 더 커졌다. 지금 자신이 배우를 꿈 꿨을 때 생각했던 그 길을 잘 걸어가고 있는 것 같은지 물음에 그는 “오히려 제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라며 한동안 고민했다. 이어 “처음 시작했을 때는 겁이 많았고 자존감도 낮고 자신감도 없었던 것 같다”며 “묵묵히 일하다 보니 알아봐 주는 분들도 생기고 이렇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분들도 생기면서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오히려 배우라는 꿈을 처음 가졌을 때의 포부보다 지금 꿈의 크기가 더 커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그는 “예전에는 ‘나는 왜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하지’라는 생각을 했다면 이제는 조금 더 여유가 생겼는지 ‘이 정도는 버틸 수 있어. 다른 걸 훨씬 더 잘하면 되지’라고 생각한다. 포부도, 배포도 커지고 자신감도 생기는 것 같다. 물론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많겠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경력이 쌓였지만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단순히 역할의 크기보다 대본 자체의 재미와 캐릭터가 작품 안에서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김혜준은 “전체적으로 글이 재미있는지, 또 캐릭터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많이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비중이 많더라도 단순히 소비되는 캐릭터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럴 때는 흥미가 떨어진다”며 “비중을 떠나 캐릭터가 하고 싶은 말이나 작품이 이 캐릭터를 통해 관통하고 싶은 이야기가 명확하고 의미가 있다면 매력을 느끼는 편”이라고 말했다.
올해 남은 시간에도 김혜준은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 꾸준히 작품을 통해 지금껏 보여주지 않았던 얼굴을 꺼내 보이겠다는 각오다. 올해 계획에 대해 김혜준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언제나처럼 꾸준히 일하고 있을 것 같다”며 “빠른 시간 안에 또 인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다음 행보를 귀띔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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