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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필승조!” 길 잃었던 1라운더 돌아왔다… ‘내 공’ 찾은 김정운의 시간은 지금부터

입력 : 2026-09-10 13:33:22 수정 : 2026-09-10 13: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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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저 보고 ‘필승조’라고 하시는데, 감독님이 장난치시는 건지 진짜인지 아직 헷갈려요(웃음).”

 

이강철 프로야구 KT 감독은 요즘 우완 사이드암 김정운을 볼 때면 “필승조!”라며 반긴다. 한때 가능성만 품은 1라운드 유망주였지만, 이제 치열한 선두 경쟁의 승부처를 맡는 불펜 카드로 올라섰다. 곧 마무리 박영현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우면 어깨는 더 무거워질 수 있다.

 

9일까지 올 시즌 1군에서 10경기에 등판해 10이닝을 소화하며 1승1홀드 평균자책점 3.60을 써냈다. 아직 ‘필승조’라는 호칭이 낯설다. 하지만 마운드에 오르는 자세만큼은 분명해졌다. 김정운은 “중요한 순간에 저를 올려주신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언제 나가든 제 공만 던지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4년 전 김정운은 대구고 에이스이자 청소년대표로 이름을 날린 언더핸드 기대주였다. KT는 2023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그를 품었다. 하지만 프로에 발을 들이자 예상과 다른 시간이 펼쳐졌다.

 

사진=KT 위즈 제공
사진=KT 위즈 제공
사진=KT 위즈 제공
사진=KT 위즈 제공


첫걸음부터 길을 잃었다. 입단 직후 투구폼에 변화를 주면서 익숙했던 감각이 무너졌다. 고교 때 한 번도 약점이라 여기지 않았던 제구까지 흔들렸다. 스스로를 향한 의심도 깊어졌다. 김정운은 “야구를 처음 하는 것 같았다. 폼을 바꾸니까 포수에게 공을 던지는 것조차 너무 어려웠다”며 “이게 맞나 고민했고, 솔직히 (야구선수를) 그만할까라는 생각까지 했다”고 돌아봤다.

 

버팀목은 홍성용 퓨처스팀(2군) 코치였다. 익산에서 김정운을 지도했던 홍 코치는 국군체육부대(상무) 복무 중에도 꾸준히 연락하며 “잘할 수 있는 선수니까 더 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심어줬다. 김정운은 “결과가 하나씩 나오면서 자신감도 붙었다. 던지면서 제 자신을 다시 찾아가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긴 시행착오 끝에 투구폼도 제자리를 찾았다. 고교 시절보다 팔 각도를 끌어올린 현재의 폼에 익숙해지면서 구속과 편안함을 함께 얻었다. 김정운은 “중간에 예전 폼으로 돌아가 보기도 했지만 이제는 미련이 없다”며 “계속 위에서 던지다 보니 오히려 더 편하고 구속도 잘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KT 위즈 제공
사진=KT 위즈 제공

 

직구의 움직임도 전형적인 사이드암과는 결이 다르다. 그는 “사이드암은 보통 횡 무브먼트가 큰데, 제 공은 오버핸드 투수의 직구처럼 들어온다는 말을 포수들에게 많이 듣는다”며 “이 중간 지점에서 나오는 공이 내 장점인 것 같다. 타자들도 조금 더 헷갈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구와 짝을 이루는 체인지업에는 더욱 확신이 붙었다. 시즌 초 1군에서 체인지업의 성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자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이때 코칭스태프와 전력분석팀은 “달라진 게 없으니 하던 대로 하라”고 주문했다. 다시 절치부심하며 구종을 갈고닦았다. 이제는 “3볼에서도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다”고 말할 만큼 자신감이 생겼을 정도다.

 

결국 가장 큰 변화는 자신을 믿는 힘이다. 김정운은 “데뷔 시즌에는 나 자신과 싸우기 바빠 공을 던지는 데만 급급했다”며 “지금은 내가 어떻게 던지는지 제대로 복기하고, 내 공에도 자신이 있다. 조금씩 타자와 싸우는 법을 알아가는 느낌”이라고 미소 지었다.

 

KT에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간이 다가온다. 매 경기가 살얼음판 순위싸움의 연속이다. 이 한복판에서 김정운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4년을 돌아 비로소 ‘내 공’을 찾은 만큼 기대도 부푼다. 그는 “우승권이 눈앞에 있으니 욕심이 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더 차분하게 제 것만 하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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