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글로벌 게임·기술 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면서 크래프톤의 현지 공략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게임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현지 게임 IP와 스타트업, AI·로보틱스 등 신기술 분야까지 투자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최근 인도 총리와의 회담을 계기로 장기 투자 의지를 재확인한 크래프톤은 올해도 신규 콘텐츠를 선보이며 15억 인구 시장을 정조준한다.
◆모디 총리 만난 장병규…인도에 2.5억 달러 추가 투자
9일 크래프톤에 따르면 장병규 의장은 지난 4일 인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했다.
양측은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의 게임·기술·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생태계와 양국 간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특히 인도에서 만들어진 게임과 디지털 콘텐츠가 현지 시장을 넘어 세계 무대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에 관심이 모였다. 이는 인도 정부가 추진하는 ‘비크시트 바라트(선진 인도) 비전’과 ‘인도에서 만들고, 인도를 위해 만들며, 세계를 위해 만든다’는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크래프톤은 이미 인도에 약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여기에 향후 3~4년간 같은 규모를 추가로 투입해 총 투자 예정액을 약 5억 달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게임에 국한하지 않고 현지 기술 생태계 전반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 미래에셋과 함께 6억7000만 달러 규모의 유니콘 그로스 펀드(UGF)도 조성했다. 인도 게임 IP와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한편 AI, 로보틱스, 딥테크 등 신기술 분야로 투자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장병규 의장은 인도를 게임과 기술, 혁신 분야에서 뛰어난 인재를 보유한 주요 시장으로 평가하며 장기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투자와 인재 육성, 신기술 분야에 대한 지원을 통해 현지 창작자·개발자·창업가와 함께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와 기술을 만들어가겠다는 설명이다.
◆게임 시장 성장률↑…‘BGMI 라이트’ 연내 출시
크래프톤이 인도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빠르게 커지는 게임 시장이 자리한다. 시장조사업체 나빅(Naavik)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10억 달러, 한화 약 1조4000억원에 달했다. 성장 속도는 더욱 눈에 띈다. 올해 1분기 인도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의 매출 증가율이 0.4%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성장 폭이 상당하다.
크래프톤은 인도를 글로벌 상위 5개 시장 가운데 하나이자 핵심 성장 시장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인도 게임 시장의 성장률이 다른 국가보다 3~5배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게임 및 관련 사업에 약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성장세에 맞춰 현지 대표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의 외연도 넓힌다. 올해 안에 저사양 스마트폰 이용자를 겨냥한 BGMI 라이트(Lite)를 출시해 새로운 이용자층을 확보할 예정이다. BGMI는 올해 1분기 기준 누적 다운로드 2억6000만건을 넘어섰고 유료 이용자도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이미 탄탄한 이용자 기반을 확보한 만큼 크래프톤은 라이트 버전 출시를 통해 서비스의 접근성을 한층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BGMI 라이트는 안드로이드 기준 약 1GB 내외의 설치 용량으로 시작하며, RAM 사양이 낮은 저가형 스마트폰에서도 원활하게 구동될 수 있도록 최적화한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인도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접근이다.
과거 텐센트가 2019년 인도에서 PUBG 모바일 라이트를 선보였지만 2020년 인도 정부의 서비스 차단으로 중단된 사례와도 차이가 있다. 이번에는 크래프톤이 직접 나서 현지 서비스 경험과 최적화 기술을 바탕으로 이용자 저변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BGMI 라이트가 인도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이용자층을 확보하며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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