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스포츠 현장에서 선수들의 각종 인권 침해와 성적 모욕이 반복되면서 제재 기준을 더욱 세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현재 각 종목별 규정집에는 성희롱을 포함한 성범죄 등 각종 폭력 징계 규정과 종류가 명시돼 있다. 대표적으로 대한축구협회 공정위원회 규정에는 같은 선수와 지도자 또는 팀 임원, 협회·시도협회·연맹 임원, 심판·감독관, 팀, 관중 또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징계 기준이 구분돼 있다. 다만 행위의 경중이나 가해자의 위치에 따라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례를 포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훈기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은 “규정에 따라 징계하는 과정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막상 상황이 발생하면 규정에 적용하는 것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규정이 좀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 선수와 소속 구단을 보호할 수 있는 후속 조치 등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권한도 보장돼야 한다. 김 사무총장은 “최근 발생한 WK리그 심판의 부적절한 발언 사태 역시 실제 어떤 발언이 오갔는지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제도적인 사각지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리그는 한발 더 나아가 있다. 단순히 성희롱·성폭력이나 관중의 돌발 행동을 금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구체적인 행위 유형과 가중 요소, 징계 수위를 규정에 담아 대응의 기준을 세분화하고 있다.
미국프로풋볼(NFL)은 2023년 선수 행동 수칙(Personal Conduct Policy)을 개정해 성폭행에 해당하는 행위를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물리적 폭력이 가해지거나 동의할 수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거나 협박·강압이 수반된 성폭행을 징계 대상으로 명시했다. 사안에 따라 6경기 이상의 출전정지나 무기한 출전정지도 가능하다. 두 번째 위반 시 NFL에서 영구 제명된다.
관중의 돌발 행동에 대한 대응도 구체적이다. 미국프로농구(NBA)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는 고의로 코트에 물건을 던지는 관중을 즉시 퇴장시킨다. 최소 1년간 경기장 출입을 금지한다. 수사 기관 역시 움직인다.
결국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구단과 협회, 리그가 각자의 책임과 대응 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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