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1000만 관중’의 시대를 열어젖힌 프로야구의 다음 고민은 숫자 너머에 있다. 팬들의 발길을 얼마나 오래 이어갈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평일 밤에도, 주말 오후에도 야구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쌓이고 쌓인 관중은 벌써 1000만명을 훌쩍 넘어버렸다. 45인승 대형버스에 나눠 태우면 22만2759대. 버스 한 대 길이를 11.76m로 잡아 빈틈없이 늘어세우면 약 2620㎞로, 총연장 416.1㎞인 경부고속도로(서울∼부산) 구간을 여섯 번 잇고도 남는다.
2024년 처음 열린 ‘꿈의 1000만’ 시대가 올해로 3년째다. 이번엔 역대 가장 빠른 565경기 만에 고지를 밟았다. LG와 삼성, 두산, 롯데 등은 이미 홈 관중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 추세를 정규리그 720경기로 단순 환산할 시 약 1277만명. 막판 순위 경쟁이 달아오르면 사상 첫 1300만명도 마냥 먼 숫자는 아니다.
무엇보다 국내 프로스포츠서 1000만 관중은 여전히 야구만 닿은 영역이다. 몇몇 빅매치나 인기 구단의 흥행만으로 3년 연속 넘어서긴 어렵다. 전국 구장에 꾸준히 관중이 들어와야 가능한 기록이다. 그만큼 3년째 이어진 흥행은 야구장 방문이 반짝 유행을 넘어 일상적인 여가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이 바탕에는 달라진 팬층과 소비 방식이 있다. 젊은 층과 여성 팬의 유입이 두드러졌고, 숏폼을 필두로 한 SNS는 야구 입문의 문턱을 낮췄다. 팬들은 승패만 지켜보지 않는다. 응원과 먹거리, 굿즈, 구단 자체 제작 콘텐츠까지 함께 즐기면서 야구를 소비하는 영역을 넓혔다.
즐기는 범위가 넓어진 만큼 리그가 책임져야 할 영역도 커졌을 터. 관중은 빠르게 늘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와 인프라 곳곳에서 보완할 대목을 드러내고 있다. 치열한 예매 경쟁과 암표, 폭염과 시설 안전, 쓰레기 감축, 장애인 접근성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신경 쓸 건 이뿐만이 아니다. 야구장이 먹거리와 굿즈, 각종 체험까지 즐기는 복합 여가 공간으로 변하면서 편의와 서비스 역시 경기력 못지않게 재방문을 좌우하게 됐다.
이젠 고점을 더 높이는 것 못지않게 흥행의 저점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차원에서 팬들이 무엇을 불편해하고 무엇을 기대하는지 면밀히 살피며, 지금의 성공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긴장감도 필요하다. 결국 1000만 시대를 오래 이어갈 열쇠는 팬에게 끊임없이 ‘다시 올 이유’를 안겨주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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