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주석이가 온 지 벌써 한 달이 됐나요?”
이범호 프로야구 KIA 감독은 ‘이적생’ 하주석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며 호탕하게 웃었다. 시즌 도중 내야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품은 카드가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방망이로 힘을 보태는 데 그치지 않고, 가장 고민이 컸던 유격수 자리까지 안정적으로 책임지며 KIA 내야에 든든한 힘을 더하고 있다.
하주석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서 열린 키움과의 원정경기에 7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자신에게 익숙했던 유격수 비중을 다시 높이며 내야진의 안정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고척 시리즈에선 사흘 내내 유격수로 출격했을 정도다. KIA 소속으로 17경기에 나서 타율 0.321(53타수 17안타) 1홈런을 작성했다. 이 가운데 유격수로 13경기(12선발·93이닝), 2루수로 7경기(2선발·31이닝)를 소화했다.
수장도 합격점을 줬다. 이 감독은 “주석이가 너무 잘해주고 있다. 합류한 뒤 팀도 좋은 흐름(11승7패)을 타고 있는데, 본인이 준비를 잘해준 부분이 적잖은 힘이 됐다”며 “공격과 수비 모두 팀에 잘 적응하면서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새 KIA 내야에 빼놓기 어려운 선택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난겨울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두산으로 떠난 뒤 센터라인의 안정감을 되찾는 일이 숙제로 남았다. 제리드 데일(방출)을 시작으로 박민, 김규성, 정현창 등을 유격수로 활용했지만 확실한 주인을 찾지 못했다. 베테랑 김선빈이 지키는 2루 역시 긴 시즌을 치르기 위해 체력 안배 차원의 보강이 필요했다.
설상가상 박민의 허리 부상까지 겹쳤다. 이 감독을 필두로 현장에선 하주석 영입을 대안으로 제시했고 프런트가 발빠르게 움직였다. 지난달 23일 불펜 자원 이형범을 한화에 내주고 하주석을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한 배경이다.
하주석은 한때 KBO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 중 한 명이었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프로에 뛰어들어 한화에서만 1군 997경기를 뛰었고, 한 시즌 100안타 이상을 다섯 차례 기록했다. 다만 최근 몇 년간 부침을 겪으며 입지가 좁아졌다.
여기서 KIA가 주목한 것은 과거의 이름값보다는 경험과 활용도였다. 퓨처스리그 경기 내용을 면밀히 살피며 몸 상태와 수비 움직임을 점검했고, 유격수와 2루수를 두루 맡을 수 있는 즉시전력감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데려온 베테랑 한 명의 존재감이 번뜩인다. 한 달이 지난 지금, KIA의 선택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내야 전체의 운용 폭까지 넓혀간다. 박민과 김규성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하주석이 유격수로 중심을 잡으면서 정현창 등 젊은 내야수들도 부담을 덜고 상황에 맞게 기용할 여지가 생겼다. 이 점을 주목한 이 감독 역시 “주석이가 먼저 스타팅으로 나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팀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