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17주 여성의 배에서 태아 3~4명 무게인 12㎏이 넘는 거대 자궁근종이 제거됐다. 임신을 유지한 채 자궁까지 보존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사례를 일반적인 임신 중 자궁근종 치료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최근 미국 ABC7 시카고 등에 따르면 브리오나 존슨은 임신 중 빠르게 배가 불러오고 심한 통증과 호흡·보행 불편을 겪었다. 검사 결과 자궁에는 주변 장기를 압박할 정도로 커진 약 27파운드, 12.2㎏의 자궁근종이 자리하고 있었다.
존슨은 여러 의료기관에서 임신을 중단하고 자궁적출술을 받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후 시카고 로레토병원에서 피에르 존슨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수술받아 임신 17주에 거대 근종을 제거했다. 의료진은 하복부에 절개를 가해 근종을 제거하면서 자궁과 임신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산모는 호흡과 보행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했고 태아의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신하면 자궁근종이 모두 커질까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층을 구성하는 평활근 세포에서 발생하는 양성종양이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과 자궁 혈류량의 변화로 일부 근종이 커질 수 있지만, 모든 근종이 같은 속도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임신에 미치는 영향 역시 크기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근종이 자궁 바깥쪽으로 자라는 장막하근종인지, 자궁 근육층 안에 있는 근층내근종인지, 자궁내막 쪽으로 돌출된 점막하근종인지가 중요하다.
특히 점막하근종이나 자궁강을 변형시키는 근층내근종은 수정란의 착상과 임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근종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난임이나 유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위치와 자궁강 변형 정도에 따라 영향이 달라진다. 반면 자궁 바깥쪽에 있고 크기가 작으며 자궁강을 누르지 않는 근종은 별다른 문제 없이 임신과 출산을 마치는 경우도 많다.
민트병원 기경도 여성의학센터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은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에게는 근종의 크기뿐 아니라 위치와 자궁내막 변형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며 “증상이 심하지 않고 임신에 영향을 줄 위치가 아니라면 치료보다 임신을 먼저 시도하는 선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임신 중 발견되면 우선 관찰…통증·출혈 확인해야
임신 중 자궁근종이 발견됐다고 모두 수술로 제거하는 것은 아니다. 통증이나 출혈이 심하지 않고, 근종이 태반 위치나 자궁강을 크게 방해하지 않으며 태아 성장에도 문제가 없다면 정기적인 산전검사와 초음파로 경과를 관찰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근종 때문에 조절되지 않는 심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장기를 심하게 압박하는 등 산모의 안전을 위협하는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임신 중 근종절제술이 고려되기도 한다.
기경도 센터장은 “임신 중에는 자궁 혈류가 증가해 있어 근종절제술의 출혈 위험이 크고, 자궁 자체를 수술해야 하기 때문에 임신 유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번 해외 사례는 매우 특수한 상황에서 숙련된 의료진이 시행한 예외적인 치료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신 전이라면 임신 계획까지 반영해 치료 선택
임신 전 자궁근종이 발견됐다면 치료 여부는 증상과 근종의 위치·개수·크기, 향후 임신 계획을 종합해 결정한다. 치료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하는 방법부터 자궁경·복강경 근종절제술, 로봇수술 등 선택지가 있다.
자궁강 안으로 돌출된 점막하근종은 질과 자궁경부를 통해 내시경을 넣어 제거하는 자궁경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자궁 바깥쪽이나 근육층에 있는 근종은 배꼽을 이용한 복강경수술이나 로봇수술 등으로 제거하기도 한다.
기경도 센터장은 “향후 임신을 계획한다고 해서 무조건 자궁근종을 없애는 것이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며 “치료하지 않았을 때의 임신 위험과 치료 과정에서 자궁이 받을 영향을 함께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근종의 크기가 크더라도 위치에 따라 임신을 먼저 시도할 수 있고, 반대로 작은 근종이라도 자궁내막을 변형한다면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며 “임신 전에는 우선 초음파를 통해 자궁강과 근종의 위치를 확인하고, 근종이 크거나 여러 개이거나 자궁 구조가 복잡해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경우에는 골반 MRI 검사를 통해 근종의 전체 분포와 자궁근층, 자궁내막과의 관계를 정밀하게 평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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