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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NOW] 현대차 직원 10명 중 8명 AI 쓴다…“공장 멈추는 시간 86% 줄여”

입력 : 2026-08-12 11:52:13 수정 : 2026-08-12 11: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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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인공지능(AI)을 연구개발(R&D)부터 생산·정비·고객 대응까지 전 사업 영역에 본격 적용한다. AI를 활용해 충돌시험 관련 자료 분석시간을 90% 줄이고 생산라인 중단시간은 86% 단축했다. 생산현장에서는 연간 52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도 거뒀다.

 

현대차그룹은 12일 서울 서초구 양재 본사에서 ‘AX(AI 전환) 성과 발표회’를 열고 이 같은 AI 적용 성과와 향후 전략을 공개했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이날 “AI는 분명 중요한 기술이지만 결국 기업이 활용해야 하는 도구”라며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보다 얼마나 빨리 이해하고 업무와 사업에 적용하느냐”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드는 경쟁보다 이미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AI 기술을 실제 자동차 개발과 생산 현장에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 Chat Pro’다. 현대차그룹은 보안 환경에서 임직원이 챗GPT와 제미나이, 클로드 등 여러 생성형 AI 모델을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부터 일반 임직원으로 사용 대상을 확대한 결과 지난달 이용자가 3만명을 넘어섰다. 현대차·기아 일반·연구직의 약 80%에 해당한다.

 

활용 범위도 문서 작성이나 번역, 정보 검색을 넘어섰다. 개발자가 아닌 일반 직원이 자신의 업무에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AI 도입 효과는 자동차 개발 현장에서 구체적인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남양연구소의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가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십 년간 충돌시험 결과와 이미지, 해석자료를 축적했지만 데이터가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어 엔지니어가 필요한 자료를 직접 찾아야 했다.

 

AI를 적용한 뒤에는 엔지니어가 자연어로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면 과거 충돌시험 자료 가운데 유사 사례를 찾아 비교·분석할 수 있게 됐다. 숙련 엔지니어의 경험과 수작업에 의존하던 자료 탐색 과정이 자동화되면서 관련 사례 탐색과 분석자료 검토시간이 약 90% 줄었다.

 

생산현장에서도 AI가 비용을 직접 줄이고 있다.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는 카메라로 차량식별번호(VIN)를 인식한 뒤 실제 생산 차량과 시스템상의 차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대조한다. 사람의 육안 확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줄이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국내 전 공장을 비롯해 미국·유럽·인도·아시아태평양 등 약 70개 생산거점에서 사용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연간 52억4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장이 멈춰 있는 시간도 줄였다. 생산현장에서 부품을 운반하는 대차의 이동 순서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강화학습 AI가 최적의 복구 경로를 찾아내는 ‘대차 정렬 최적화 기술’을 적용한 결과 불필요한 생산 중단시간이 약 86%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은 생산·품질·설비·물류 담당자가 직접 제조용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는 ‘E-FOREST: POLARIS’도 구축했다. 현장 직원 개인에게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AI로 구현해 회사 전체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자산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AI는 차량 생산 이후 정비와 고객 대응 영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해외 정비사가 차량 오류 코드나 고장 증상을 자연어로 입력하면 AI가 정비 매뉴얼과 기존 수리 데이터를 분석해 대응 방법을 제시한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시스템 도입 이후 정비 대응시간이 약 42% 단축됐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애플리케이션에 올라오는 고객 리뷰 처리에도 AI를 활용한다. AI가 리뷰 내용을 분석하고 답변 초안까지 작성하면서 리뷰 한 건을 처리하는 시간이 기존 평균 35분에서 약 5분으로 줄었다. 현재 전체 리뷰의 85% 이상을 AI 기반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다음 달부터 전면 자동화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AI를 빠르게 현장에 적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2019년부터 추진한 디지털 전환(DX)이 있다. 협업도구와 마이크로소프트365 등을 도입해 글로벌 업무환경을 표준화하고 연구개발부터 생산·품질·판매까지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하는 ‘글로벌 원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토대로 AI 활용 범위를 현실세계에서 직접 인지하고 판단·행동하는 ‘피지컬 AI’로 확대할 방침이다. 자동차와 제조공장 등에서 확보한 실세계 데이터와 글로벌 생산거점,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비롯한 로보틱스 역량을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진 사장은 “AI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AI를 가장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AX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운영 경험, 실행 역량을 피지컬 AI 시대의 경쟁력으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축이 엔진과 배터리를 넘어 소프트웨어·데이터·AI로 이동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도 AI를 미래 기술에 머물게 하지 않고 실제 자동차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도구로 전환하고 있다. 충돌시험 분석시간 90% 단축, 생산중단시간 86% 감소, 연간 52억4000만원 비용 절감이라는 수치는 현대차그룹의 AI 전환이 실험 단계를 넘어 현장으로 들어왔음을 보여준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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