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출격한 할리우드 대작이 여름 극장가 흥행을 쌍끌이하고 있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원한 영화관에서 블록버스터를 즐기는 관객이 늘면서 극장이 도심 피서지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오디세이’ 100만·‘스파이더맨4’ 500만 나란히 흥행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는 지난 5일 개봉 직후 연일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며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169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와 놀란 감독의 전작이자 아카데미 7관왕을 수상한 ‘오펜하이머’보다 하루 빠른 속도다.
영화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가 자신의 왕국 이타카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한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많은 해외 영화감독으로 꼽히는 놀란 감독이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여기에 맷 데이먼·톰 홀랜드·앤 해서웨이·로버트 패틴슨·젠데이아·샤를리즈 테론 등 초호화 캐스팅 라인업으로도 개봉 이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놀런 감독의 두터운 팬덤층에 걸맞게 개봉 직후 반응 또한 호평 일색이다. 놀런 감독의 전작만큼이나 장대한 화면과 압도적인 사운드를 선사한다는 평가다. 실관람객 평점인 CG 에그지수 97%, 네이버 9.23점 등을 기록하며 입소문을 이어가고 있다.
마블 영화 시리즈 신작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스파이더맨4)는 개봉 11일 만인 지난 8일 500만 관객을 넘겼다. 올해 개봉작 중 가장 빠른 속도다. 마지막 외화 1000만 영화인 ‘아바타: 물의 길’보다도 하루 빠른 속도다. 연상호 감독의 ‘군체’(595만명)를 가뿐히 뛰어넘고, ‘왕사남’에 이은 올해 누적 관객 수 2위작에 오를 전망이다.
성인이 된 피터 파커가 새로운 위협과 변화에 맞서는 과정을 그리며 마블 특유의 액션은 물론이고 감정적인 여운과 메시지까지 선사했다는 평가다. 이 영화 또한 CGV 에그지수 97%,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 9.03점 등으로 호평 세례를 받고 있다.
◆할리우드 대작이 이끄는 특수관 열풍
할리우드 대작 블록버스터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4’가 나란히 극장가 흥행 질주를 펼치는 모양새다. 일별 관객 수 격차도 크지 않은 가운데 예매 경쟁 역시 치열하다. 9일 기준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실시간 예매율에서 ‘오디세이’가 58.0%로 압도적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스파이더맨4’가 26.5%를 기록하며 여전한 흥행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두 작품의 예매율을 합치면 80%를 웃돈다.
여름 극장가를 양분하고 있는 두 작품의 흥행은 특수상영관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오디세이’는 영화 사상 처음으로 전 분량을 아이맥스(IMAX) 필름으로 촬영해 기대를 모은 만큼 CGV 아이맥스 상영관 수요를 끌어올렸다. 국내 최대 스크린을 자랑하는 CGV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은 주요 시간대 좌석이 일찌감치 매진됐으며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명당 좌석을 정가보다 크게 웃도는 가격인 10만원 안팎에 판매한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스파이더맨4’는 할리우드 작품 최초로 기획·촬영 단계부터 스크린X를 염두에 뒀다. 약 90분 분량을 스크린 좌우 벽면까지 3면의 화면으로 만나볼 수 있다. 빌딩 숲 사이를 가로지르고 공중에서 낙하하는 장면 등은 천장까지 확장한 4면의 화면에서 상영된다. 실제로 사전 예매가 열렸을 때부터 CGV용산아이파크몰· CGV영등포타임스퀘어 등 주요 스크린X 상영관 자리는 모두 매진 행렬이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특수상영 포맷 관객은 약 29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191만명보다 49% 가까이 증가했다. 매출액은 4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3% 증가했다. 극장가는 특수관이 단순히 큰 화면과 좋은 음향을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라 영화 자체를 하나의 체험으로 소비하는 장소가 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영화관 수는 547개로 전년보다 23개 줄었으나 특수관은 오히려 80개 증가했다.
◆폭염 속 극장가는 도심 피서지
여기에 올여름 유례없는 폭염까지 겹치면서 극장가는 더욱 붐비고 있다. 영화 관람뿐 아니라 시원한 실내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극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영화관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극장만의 경험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CGV는 연휴 기간인 오는 14~15일 심야 특별 상영 행사 올무비나잇 위드 템퍼를 개최한다.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4’를 연이어 상영하는 방식이다. 매트리스와 모션베드가 마련된 공간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여행용 목 베개와 수면 안대까지 준다.
롯데시네마 역시 영화를 관람하며 여름휴가를 즐기는 콘셉트의 이벤트를 마련해 행사 기간 영화를 관람한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영화 관람권뿐 아니라 공연 관람권, 호텔 숙박권, 뷔페 이용권 등을 제공한다.
작품에 대한 이해와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메가박스는 오디세이 배경이 되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미술 작품과 함께 살펴보는 시네 도슨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영화 속 배경이 되는 신화와 주요 인물들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관련 미술 작품과 원작인 오디세이 및 일리아드까지 요약하는 강연이 마련됐다. CGV 또한 리클라이너 좌석에 앉아 오디세이아를 읽고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북클럽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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