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의 대표 히어로 ‘스파이더맨’이 5년 만에 극장가로 돌아왔다. 이번 작품은 전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닥터 스트레인지의 마법으로 세상 모든 사람이 피터 파커(톰 홀랜드)를 잊게 된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작품은 개봉과 동시에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공개 첫 날에만 68만8420명의 국내 관객을 동원, 올해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영화는 피터 파커의 고독한 모습을 비추는 것으로 시작된다. 피터 파커의 존재는 모두에게 잊혀졌지만, 그는 여전히 스파이더맨으로 활동하며 시민들을 위험에서 구하고 범죄에 맞선다. 그러던 어느 날 범죄자들이 수감돼 있는 ‘데미지 컨트롤’ 구치소에 탈취된 탱크가 돌진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를 저지하려던 스파이더맨은 사건 배후에 숨겨진 정체불명의 존재와 마주하게 된다.
정체불명의 존재는 스파이더맨 가면 속의 인물이 피터 파커임을 알아채고, 피터의 전 연인인 ‘MJ(젠데이아 콜먼)’의 목숨을 위협한다. 설상가상으로 피터의 몸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DNA 변이가 나타난다.
점차 통제 범위를 벗어나는 새로운 능력과 본능, 혼란 속에서도 그는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고, 뉴욕을 위협하는 거대한 음모에 맞서 운명을 건 싸움을 시작한다.
이번 작품에서 인상적인 설정은 모두의 기억에서 잊혀진 피터 파커의 존재였다. 스파이더맨은 여전히 뉴욕을 지키는 영웅으로 기억되지만, 그의 정체인 피터 파커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전편에서는 그의 친구들이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 이라는 사실을 알고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영화에서는 마법 한 번으로 모두의 기억에서 피터 파커가 사라진다. 하지만 현실에서 ‘기억을 잃는다’는 건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반복되는 기억력 저하는 치매를 비롯한 다양한 뇌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일상에서 깜빡하는 일을 한 번쯤 겪는다. 휴대전화를 어디에 뒀는지 잊거나 약속 시간을 착각하는 정도 등이다. 그러나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익숙한 길에서 방향을 잃고, 물건의 이름이나 용도를 잊는 일이 잦아진다면 단순한 건망증이 아니라 치매 초기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치매는 단순히 기억력만 떨어지는 질환이 아니다. 판단력과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까지 함께 저하되면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준다. 따라서 치매의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에 해당하는 증상이 없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고,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조기에 전문적인 진료와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언어 능력 등 인지 기능이 뚜렷하게 저하됐으나, 일상생활 수행 능력은 보존돼 아직 치매가 아닌 상태를 뜻한다. 경도인지장애의 주된 증상으로는 물건 두는 장소를 자주 잊거나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이것’, ‘저것’ 같은 대명사를 반복한다. 또한 과거에 비해 대화에 있어 이해력과 표현력도 떨어질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경도인지장애와 치매 예방 치료에 침·약침, 한약 처방 등을 활용한다. 특히 육공단은 뇌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준다. 이와 같은 육공단의 효능은 객관적 연구 결과로도 밝혀진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이 SCI(E)급 국제학술지 '생물학(Biology)'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육공단은 해마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알츠하이머의 주요 원인인 ‘타우(tau) 단백질’의 변형을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공단의 구성 약재인 산수유 유래 성분 ‘올레아놀산’이 뇌세포 손상에 관여하는 효소(GSK3β)의 활성을 억제해 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침 치료 역시 치매 예방을 위한 좋은 선택지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침 치료의 알츠하이머 개선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를 유발한 실험 쥐를 대상으로 2주 동안 6차례에 걸쳐 전침 치료를 시행했다. 그 결과 전기 침 치료를 받은 실험군은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보다 인지 기능이 약 29% 향상됐다.
영화 속 망각은 판타지지만, 현실에서 반복되는 망각은 질환의 시작일 수 있다. 기억력 저하가 반복되거나 인지 기능 변화가 느껴진다면 단순한 건망증으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기억은 삶의 기록이자 일상을 지탱하는 힘인 만큼,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건강한 노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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