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는 중장년층이나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최근에는 20~30대 환자도 적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척추질환 분석 결과 신규 환자 118만 명 중 20~30대가 약 40%인 47만 명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과 잘못된 자세, 운동 부족 등이 젊은 연령대의 허리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젊다는 이유로 허리 통증을 단순 근육통이나 염좌로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충분히 쉬었는데도 통증이 2주 이상 이어지거나 엉덩이와 다리까지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허리디스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통증이 만성화되거나 신경 압박으로 근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허리디스크의 정확한 질환명은 요추 추간판탈출증이다.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추간판의 섬유륜이 손상되고 내부 수핵이 밖으로 밀려나와 주변 신경을 압박하면서 발생한다.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뿐 아니라 구부정한 자세, 장시간 운전, 무거운 물건을 반복해서 드는 습관, 비만, 흡연, 외상 등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끝으로 뻗치는 방사통이다. 한쪽 다리가 저리거나 당기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통증이 심해질 수 있으며, 신경 압박이 심해지면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발목과 발가락 움직임이 둔해질 수 있다.
허리디스크와 혼동하기 쉬운 질환으로 척추관협착증이 있다. 허리디스크는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도 발생할 수 있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는 퇴행성 질환으로 중장년층 이상에서 주로 나타난다. 일정 거리를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쉬어야 하는 신경인성 파행이 대표적인 증상이며,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증상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워 MRI 등 영상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허리디스크로 진단받았다고 해서 바로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감각 저하나 근력 약화가 심하지 않다면 약물치료, 물리치료, 도수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통증이 심하거나 보존적 치료만으로 조절이 어렵다면 허리 주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 주변의 염증과 부종을 줄이는 치료이며, 신경성형술은 가느다란 카테터를 이용해 병변 부위의 유착을 완화하고 약물을 주입하는 치료다. 두 치료 모두 통증을 줄이고 일상 복귀를 돕는 비수술 치료법이다.
충분한 비수술 치료에도 다리 통증이 지속되거나 근력 저하,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대소변 조절 장애가 동반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최소침습 디스크 제거술이다. 작은 절개를 통해 수술 현미경이나 내시경 등 확대 장비로 병변을 확인하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탈출 디스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이다.
수술 후에는 장시간 앉아 있기나 무거운 물건 들기를 피하고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걷기와 가벼운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평소에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같은 자세를 오래 지속하지 않으며 코어 근육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허리디스크 예방과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배장호 서울바른세상병원 신경외과 원장은 “허리디스크는 젊은 나이에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어 지속되는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을 단순 염좌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대부분의 환자는 초기 단계에서 약물치료와 운동치료, 허리 주사 치료 등 비수술 치료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근력 저하나 대소변 장애처럼 신경 손상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났다면 치료를 미루지 말아야 한다”며 “최소침습 디스크 제거술도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시행하는 치료가 아닌 만큼 증상과 신경학적 검사, MRI 결과를 종합해 적절한 치료 방법과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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