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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꼬이는 1분·멍해진 10초… 뇌졸중·치매·말초신경질환 신호 읽는 신경과

입력 : 2026-07-30 13:35:59 수정 : 2026-07-30 13: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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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말이 어눌해진 1분, 대화 도중 멍해진 10초, 전보다 잦아진 건망증. 서로 다른 변화처럼 보이지만 모두 뇌와 신경계 이상에서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대응 방법은 다르다.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발음이 흐려졌다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기억력 저하는 언제부터 어떤 일상 기능이 달라졌는지 살펴야 하고, 잠깐의 의식 공백은 당시 모습을 본 가족이나 주변 사람의 설명이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

 

김영일 메리놀병원 신경과 주임과장은 “신경계 질환은 같은 증상이라도 발생 시점과 지속 시간, 동반 증상에 따라 긴급도가 달라진다”며 “증상이 갑자기 생겼는지, 반복되는지, 몸의 어느 부위에서 시작됐는지를 먼저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말 어눌하고 한쪽 힘 빠지면 즉시 응급실로

 

뇌졸중은 시간이 중요한 대표적인 신경계 응급질환이다. 얼굴 한쪽이 처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발음이 갑자기 어눌해지거나 말을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증상이 흔하다.

 

시야가 갑자기 흐려지거나 심한 균형장애, 이전에 없던 극심한 두통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몇 분 만에 사라졌더라도 일과성 허혈발작일 수 있어 집에서 경과를 지켜봐서는 안 된다.

 

김 과장은 “뇌졸중이 의심되면 보호자를 기다리거나 직접 운전하기보다 119를 통해 응급의료기관으로 이동해야 한다”며 “병원에서는 뇌영상검사로 출혈과 혈관 폐색 여부를 확인하고 발병 시각과 환자 상태를 토대로 치료 가능성을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급성기 치료 후에도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심방세동 등 위험요인을 관리하고 재활을 이어가야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기억장애는 증상의 정도보다 일상 변화가 중요하다. 이름이나 약속이 바로 떠오르지 않는 것만으로 치매라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일을 반복해서 묻거나 익숙한 길을 헤매고, 돈 관리·약 복용·가사처럼 평소 하던 일을 놓치는 변화가 나타나는지 확인해야 한다.

 

김 과장은 “기억력 저하가 의심될 때는 이전과 비교해 일상생활 능력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살펴야 한다”며 “수면장애나 우울, 약물, 갑상선질환과 같은 치료 가능한 원인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멍해짐·반복 행동도 뇌전증 신호일 수 있어

 

뇌전증은 온몸을 떠는 큰 경련만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대화 도중 갑자기 반응이 끊기거나 한곳을 멍하니 바라보고, 입맛을 다시거나 손을 반복적으로 만지는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설명하기 어려운 냄새나 낯선 느낌이 반복되거나 수면 중 비슷한 움직임이 되풀이되는 경우도 진료가 필요하다. 짧은 발작은 환자가 기억하지 못할 수 있어 주변 사람이 증상 전후 모습과 지속 시간을 기록하면 도움이 된다.

 

뇌파검사는 뇌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해 발작파와 발작 유형을 확인하는 검사다. 다만 검사 당시 이상파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정상 뇌파만으로 뇌전증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증상 양상과 과거력, 목격자의 설명, 뇌영상검사를 함께 해석해야 한다.

 

김 과장은 “뇌전증 약물은 발작 유형뿐 아니라 나이, 동반질환, 다른 약과의 상호작용, 졸림이나 어지럼 같은 부작용을 고려해 선택한다”며 “약을 임의로 줄이거나 끊으면 발작이 재발할 수 있어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발 저림, 디스크·혈액순환 문제?

 

손발 저림과 근력 저하는 말초신경질환에서도 흔하게 나타난다. 흔히 혈액순환 문제나 목·허리디스크로 여기지만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손목터널증후군 등 말초신경 자체의 이상일 수 있다.

 

증상이 양쪽 발끝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오는지, 특정 손가락에 집중되는지, 근력 저하나 반사 변화가 동반되는지에 따라 의심 부위가 달라진다.

 

신경전도검사는 전기 자극에 대한 신경 반응을 측정하고, 근전도검사는 근육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를 확인해 손상 위치와 정도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 뇌나 척추 병변이 의심되면 MRI·CT 등 영상검사를 추가할 수 있다.

 

김 과장은 “손발 저림이 반복되거나 범위가 넓어지고, 근력 저하나 보행 이상까지 동반된다면 단순 피로나 혈액순환 문제로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며 “문진과 신경학적 진찰을 통해 병변 위치를 가늠한 뒤 필요한 검사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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