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밴드 데이식스의 일원으로 데뷔 10주년을 무사히 마쳤다. 팀 활동과 유튜브 채널,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을 병행하며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가 ‘영케이답게’ 무려 15곡을 꽉 채운 정규앨범으로 돌아왔다.
대식가로 유명한 영케이지만, 컴백을 준비하면서 체중도 과감하게 감량했다. 식단만으로 데뷔 초 몸무게를 달성했다고 뿌듯한 미소를 비었다. “예뻐 보이려, 사랑받으려 살을 뺐다”는 그는 “하루에 한 끼, 1인분만 먹었다. 열심히 하다 보니 빠지더라”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발표한 영케이의 신보명은 ‘영기스트(YOUNGEST)’다. 15곡을 꽉 채운 이유를 묻자 “이번이 아니면 또 연제 낼 수 있을지 모른다. 낼 수 있을 때 다 내자 싶었다. 더 내고 싶었는데 추렸다”고 했다. 투어 중 이동 시간을 쪼개 작업에 몰두했다. 밤잠을 줄였고, 대기 시간을 활용했다. 앞만 보고 달린 영케이기에 완성할 수 있었다.
◆가장 나다운, ‘영기스트’
2015년 밴드 데이식스로 데뷔해 작사, 작곡에 특화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동시에 팀에서는 변화무쌍한 표현력을 가진 보컬리스트이자 사운드의 중심을 잡는 베이시스트를 담당한다. 정규1집 ‘레터스 위드 노트(Letterswithnotes)’에 이어 약 2년만에 발표하는 솔로 앨범이다. 전곡 작사, 작곡에 참여했으며 이우민, 홍지상, 선우정아, 그루비룸, 범주 등과 협업했다. 영케이는 “그만큼 해보고 싶은 음악도 해보고 싶은 시도도 많았다”고 말했다.
앨범명 ‘영기스트’ 하나만 정하고 출발했다. 목표는 하나. ‘가장 장영현다운’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인간 강영현과 데이식스 영케이에 공통으로 들어간 ‘영’이라는 음절 하나만 생각했다. 그는 “10년 동안 데이식스의 영케이로서 미련 남지 않게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보니 강영현도 돌봐줘야겠더라. 나를 봐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스스로 물었다. 넌 뭘 하고 싶으냐고. 떠오른 대답은 없었다. 영케이는 “당시엔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모르는 상태였다. 지금까진 주어진 미션에 최선을 다해 수행해왔는데, 당장 내게 주어진 자유시간엔 뭘 해야 할지 몰랐다”고 덤덤하게 털어놨다. 인간 강영현과 가수 영케이의 경계도 무너져갈 즈음이었다.
타이틀곡 ‘셧 더 도어’는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일기장에 써내려가듯 진솔하게 풀어낸 곡이다. ‘괜찮아질 거야’라는 다독임의 순간들을 노래한다. 문을 닫는 것이 도피를 의미하진 않는다. 복잡한 감정들로부터 거리를 두고 본연의 ‘나’에게 돌아가기 위한 시간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일기 쓰듯 써내려간 이야기가 ‘셧 더 도어’다. 너무 개인적인 곡이 아닐까 우려했는데, 30분 만에 완성한 이 곡이 타이틀곡이 됐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연예인’ 영케이가 겪는 부침이 있었다. 영케이는 “상처받은 이야기를 썼더니 타이틀곡이 됐다. 선정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살짝 풀렸다”면서 “(친구들에게) 가사를 보여주며 ‘너희 덕에 컴백한다’고 말했더니 울며 사과하더라. 다 용서하고 화해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세상에 치이고 가십에 오르내리면서 생채기가 날 때도 있었다. 내면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탄생한 곡이다. 비단 영케이만의 고충은 아니다. 일하고 집으로 돌아와도 헤드셋으로 귀를 막고,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며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쉬곤 한다. “연예인이 아니라도 충분히 일어날 일이니 공감할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숨기고 싶었던 옹졸함은 ‘셧 더 도어’로, 공유하며 힐링 되길 바라는 마음은 ‘안개꽃’에 담았다. ‘영 스트릿(Youge St.)’에는 친구들과의 추억 이야기가 담겼다. 솔로 앨범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곡이다. 영케이의 더 개인적인 이야기가 스며들었다. 군대에서 쓴 ‘집으로 향한다’는 영케이의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지금껏 표현하지 못했던 강영현의 자유는 실을 끊어내고 비틀거리며 걸음을 내딛는 ‘마리오네트(Marionette)’로 비유했다. ‘굿바이 러브(Goodbye, Love)’는 멤버들과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곡이다. 사랑하고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내가 연주하고 노래하는 이유는 모두 너였다고 외친다. 후회 없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곡이다. ‘응원가’는 말 그대로 자신을 위한 응원가다.
발매에 앞서 하이라이트 메들리, 리릭 스포일러 등 다채로운 프로모션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기획부터 제작, 마케팅 회의까지 모두 참여했다. 리릭 스포일러도 영케이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한 글자씩 써내려간 노랫말을 멜로디 없이 읊어보고 싶었다. 그는 “읽기만 해도 좋은 가사가 곡과 만나면 어떻게 될지 유추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사가’ 영케이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 “워낙 많은 곡을 쓰다 보니 자가 복제 우려도 있고, 식상하면 고통스럽기도 하다”면서도 “그걸 넘어서서 결과물을 내는 과정이 즐겁다. 작사할 때는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된다. 그럼 세상이 더 비틀어지기도 하고 불쾌하지만 흥미로운 기분도 든다”고 말했다.
◆영케이가 강영현에게
‘영기스트’는 연습생 기간을 포함해 16년 넘게 영케이로 살아온 강영현에 관한 소개다. 능숙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영케이에 비해 아직은 여리고 어리숙하지만 강영현의 노력으로 지금의 영케이가 존재할 수 있었다.
‘영기스트’를 준비하며 진짜 영케이를 찾았다. 비단 밝은 모습만, 슬픈 모습만 가지고 있지 않았다. 자신 없어 하는 얼굴도 있었고, 15곡을 채워가며 느낀 그득한 욕심도 나답다 여겼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영케이의 다양한 면을 담았다.
“영케이는 강영현의 가장 최상위 버전”이라는 마음은 변함없다. 그는 “정제되고 다듬어진 가장 최선의 모습이 영케이라면, 강영현은 이전 과정까지 포함된 인간이다. 강영현을 바라보면 영케이보다는 부족한 면들이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그런 면들을 외면하고 싶었다면, 이제는 조금은 고통스러웠지만 인정하고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영케이에겐 시련이 닥쳐도 웃어넘길 수 있는 쿨함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내면의 강영현은 상처받고 있었다는 걸 스스로 알아주지 않았다. 곪은 상처들을 꺼내어 보며 지금의 영케이가 있기까지 강영현의 많은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강영현의 노력으로 영케이가 성장할 수 있었다.
과거 영케이가 무언가 감추며 살아갔다면, 이제 내면을 바라보고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에 부담을 덜 느낀다. “영케이는 강영현의 결과물”이라고 밝힌 그는 “한없이 땅굴을 팔 수 있지만 억지로라도 끌어내려 한다. ‘억지로라도 웃어버리고’라는 타이틀곡의 가사가 이상적으로 들려도 시도해보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영케이가 속한 데이식스는 군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거치며 역주행 신화를 이뤄냈다. 대기만성형 밴드 데이식스에게 지난해 맞이한 데뷔 10주년은 더욱 특별했다. 최선을 다해 후련하게 10주년을 마쳤고, 그 힘을 받아 ‘영기스트’를 작업했다.
영케이는 “10년 동안 최선을 다했다. 데이식스 영케이로서 최선을 다했기에 강영현에게 눈을 돌릴 수 있었다. 살면서 다신 오지 않을 10주년을 해냈기 때문에 강영현을 돌봐줄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이제 12년 차 가수다. 시작은 생존을 목표로 했고, 그러기 위해 실력을 키워야 했다. 곡을 쓰다 보니 다작하는 싱어송라이터 영케이가 되어 있었다. 이번 앨범도 새로움과 도전의 연속이었다. 그는 “여전히 도전이 필요한 단계다. 아직은 어딘가에 도달하지 못했다. 내가 하고 싶은 걸 걱정 없이 마음껏 할 수 있는 지점은 아니다”라고 자평했다.
지난 활동을 돌아보며 영케이는 “때론 산뜻하고 때론 달달하게 노래로 전할 수 있는 다양한 향을 냈다”고 비유했다. 이어 그는 “계절이 반복되며 꽃이 지고 열매가 나고 다시 꽃이 필 거다. 그래도 항상 봄은 돌아오니까, 계속 노력하며 최대한 오랫동안 향을 남기고 싶다”고 바랐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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