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에이스의 모습 그대로!’
사람은 시련을 겪어야 깊어진다고 했다. 시즌 초반의 침묵은 잊힌 지 오래다. 노시환(한화)의 해결사 본능은 올해도 대체불가다. 팀 내 타점 1위(84점) 강백호가 부상으로 빠졌으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후반기 연패로 주춤했던 한화도 덩달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28일 현재 한화는 KBO리그 팀 타율 2위(0.278)를 달리고 있다. 7월 들어 타격감은 더 뜨겁다. 16경기에서 177안타를 합착했다. 월간 타율 0.302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다. 3할 타율을 유지 중인 팀은 한화가 유일하다. 오재원(0.417), 허인서(0.333), 심우준(0.308)의 활약이 빛나지만, 그 중심에서 타선을 든든하게 받치는 인물은 단연 노시환이다.
노시환은 7월 한 달간 타율 0.292(65타수 19안타)를 기록했다. 겉보기에는 무난한 성적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장타율은 0.680에 달한다. 안타의 37%(9개)가 큼지막한 타구로 연결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0.308)과 비교했을 때 장타 생산력이 두 배 넘게 껑충 뛰었다.
특히 타점 생산 능력이 압도적이다. 무려 21타점을 휩쓸었다.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나성범(KIA·22타점)에 이은 2위 기록이다. 찬스에서 유독 강했다. 주자가 있을 때 타율이 0.350(40타수 14안타)에 달한다. 7월 몰아친 6개 홈런 중 5개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터졌다. 득점권만 되면 어김없이 담장을 넘기거나 베이스를 훔쳤다.
노시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초대형 장기 계약을 맺었다. 2027년부터 2037년까지 11년간 총액 307억원을 받는 조건이다. FA 계약과 비FA 다년계약을 통틀어 KBO리그 역대 최장기이자 최대 규모다. 부담감이 컸을까. 개막 후 13경기 타율이 0.146(55타수 8안타)에 그쳤다. 득점권 타율은 0.095까지 추락했다. 수비에서도 실책 3개가 나오며 흔들렸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침묵 속에서도 믿음을 보냈다. 하지만 부진이 길어지자 결단을 내렸다. 4월13일 노시환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약이 됐다. 2군에서 열흘간 재정비를 마친 노시환은 완벽히 달라졌다. 4월23일 잠실 LG전에 4번타자로 복귀하자마자 홈런포를 가동했다. 5월에는 타율 0.317(101타수 32안타), 7홈런 25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6월에도 타율 0.280(93타수 26안타), 7홈런 16타점으로 꾸준했다.
지표는 지난해 성적을 이미 넘어섰다. 2025시즌 7월 말 노시환은 99경기에서 타율 0.237(371타수 88안타), 20홈런 67타점 장타율 0.450을 기록했다. 올해는 타율 0.273(341타수 93안타), 21홈런 71타점 장타율 0.504다. 모든 부문에서 지난 시즌 같은 기간보다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노시환은 7월에만 아치 6개를 그리며 홈런 부문 공동 5위(21개)까지 치고 올라왔다. 3∼4월의 성장통을 깔끔히 씻어낸 모습이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시즌 후반기 홈런왕 경쟁 판도를 흔들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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