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BS현장] “결국은 사랑”…‘경주기행’, 복수와 블랙코미디 사이 묵직한 가족애

입력 : 2026-07-27 12:57:59 수정 : 2026-07-27 13:16:17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경주기행 제작보고회 현장. 신정원 기자
경주기행 제작보고회 현장. 신정원 기자

가족애를 바탕으로 블랙코미디와 스릴러를 녹여낸 영화 '경주기행'이 독창적인 설정과 믿고 보는 배우들의 시너지로 올여름 극장가를 찾는다.

 

27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경주기행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김미조 감독과 배우 이정은, 공효진, 박소담, 이연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경주기행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 경주를 위해 살인범의 출소를 8년간 기다려온 네 모녀의 가족 복수극이다. 가족애를 중심에 두고 블랙코미디와 스릴러를 결합한 장르 영화로, 데뷔작 '갈매기'를 통해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미조 감독의 첫 상업영화다.

 

김 감독은 실제 자신의 경험에서 작품이 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딸만 넷인 집의 막내다. 막내의 시선에서 엄마와 언니를 보면 굉장히 흥미롭고 충동적인 장면들이 많다. 여느 가족 구성원보다 잘 아는 형태가 네 모녀였다"며 "과거 경주 여행을 떠난 적이 있는데, 수학여행지이자 관광지로 알려진 모습과 달리 밤이나 비 오는 날은 음산하고 스산한 분위기가 있었다. 그 이중적인 모습이 가족과 살인 여행기라는 아이러니를 담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제목에도 중의적인 의미를 담았다. 김 감독은 "'경주'는 지명과 사람 이름을 동시에 의미하고, '기행'은 여행기이자 기이한 행동이라는 뜻을 함께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2024년 5월 촬영을 시작해 같은 해 8월 크랭크업했지만 약 2년 만에 관객과 만나게 됐다.

 

김 감독은 "개봉까지 오래 걸리긴 했지만 저보다 더 오래 기다리는 분들도 많다. 이 정도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오래 꿈꿨던 작품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줄 기회를 얻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결국 그 행운을 얻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경주기행 제작보고회 현장. 신정원 기자
경주기행 제작보고회 현장. 신정원 기자

작품의 가장 큰 강점은 탄탄한 배우들의 조합이다.

 

이정은이 네 모녀의 중심인 엄마 옥실 역을 맡아 극을 이끌고, 공효진이 첫째 장주, 박소담이 둘째 영주, 이연이 셋째 동주를 연기한다. 각기 다른 개성과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이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며 색다른 여성 서사를 완성했다.

 

이정은은 출연 계기에 대해 "시나리오도 마음에 들었지만 영화 오마주를 촬영할 때 감독님이 스크립트로 참여하셨다. 이미 전작으로 영화제에 다녀온 감독님인데도 현장을 더 배우기 위해 오신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그때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정말 좋았다. 이후 딸들을 기다리는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귀하게 개봉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효진과는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이어 두 번째 모녀 호흡이다.

 

이정은은 "다시 만나는 경우가 쉽지 않은데 전생에 깊은 인연이 있지 않았나 싶다"며 "촬영 내내 모두가 힘을 합쳐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느껴져 행복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공효진은 한 차례 고사했다가 다시 작품에 합류하게 된 사연도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다른 작품과 일정이 겹쳐 대본은 재밌지만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제작진에게도 실례가 될 것 같았다"며 "시간이 흐른 뒤 동생들이 캐스팅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연락을 받았다. 그동안 계속 작품이 생각났고 결국 함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대본을 보면 엄마 역할이 탐이 나는데 이정은 엄마라면 옆에서 서포트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소담과 이연 역시 독특한 시나리오와 캐릭터에 매료됐다고 입을 모았다.

 

박소담은 "실제로 세 남매의 첫째인데 둘째, 셋째를 대할 때 각기 다른 자아가 나온다"며 "인물들의 관계성이 너무 흥미로웠고, 어떻게 이렇게 디테일하게 썼을까 궁금했는데 감독님이 네 자매라는 이야기를 듣고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이연은 "비극과 희극이 적절하게 섞여 있어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며 "이미 선배님들이 캐스팅돼 있었기에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저에게 큰 성장이 될 작품이라 생각했고, 동주는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믿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경주기행 제작보고회 현장. 신정원 기자
경주기행 제작보고회 현장. 신정원 기자

영화는 복수극이지만 결국 가족과 상실,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김 감독은 "결국 상실이라는 고통을 어떻게 이겨내는지,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분열하고 다시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지를 담았다"며 "궁극적으로는 지독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우들은 저마다 가족을 향한 사랑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며 작품의 정서를 완성했다. 특히 상실을 겪은 가족이 복수라는 여정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인물들이 품은 사랑의 방식에 집중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은은 "옥실은 딸을 잃은 순간에 시간이 멈춘 인물이다. 복수의 끝을 향해 가족을 이끌어가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지독한 사랑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게 중요한 부분이었고, 아이들 앞에서는 두려움을 드러내지 않는 엄마의 모습을 계속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공효진은 "장주는 자식이 있는 유일한 딸이라 자식을 잃은 엄마의 슬픔에 가장 깊이 공감하는 인물이다. 엄마가 하고 싶은 모든 일을 곁에서 돕는 조력자"라고 설명했다.

 

박소담은 "영주는 '나는 계획만 짜고 빠질 거야'라고 말하지만, 사실 엄마가 가고자 하는 길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설계하는 딸"이라고 소개했고, 이연은 "동주는 생각은 1초, 행동은 10초인 아들 같은 딸이지만 모든 행동에는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경주기행은 국내 개봉에 앞서 해외 영화제에서 먼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제45회 하와이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를 시작으로 제24회 피렌체 한국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제30회 판타지아국제영화제와 제6회 바르셀로나한국영화제에도 잇따라 초청됐다.

 

영화제 관계자들은 "다크한 유머와 감정의 밀도를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 "웃음과 두려움, 감동을 오가는 경이로운 영화"라고 호평하며 작품성을 높이 평가했다.

 

해외에서 잇따라 호평을 받은 만큼, 김 감독도 국내 관객들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아버지께서 명절마다 봉투에 '경주기행 7000만 대박'이라고 적어주신다"며 웃은 뒤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경주기행은 오는 8월 26일 개봉한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