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나에게요? 그대로 갈 길 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신지은은 26일(현지시각)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 에어셔의 던도널드 링크스(파72)에서 막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총상금 200만 달러)서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 김아림(7언더파 281타)를 2타 차로 따돌리고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은 30만 달러(약 4억3000만원)이다. 신지은은 “4라운드서 1~3라운드에서만큼의 샷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잘 버텨내서 스스로 자랑스럽고 무척 행복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Wire-To-Wire·1라운드부터 최종라운드까지 선두를 지키는 것). 다만, 그 과정이 쉽진 않았다. 4라운드서 보기만 5개 기록했다. 추격자들의 거센 압박을 받은 것은 물론이다. 10, 12번 홀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흐름을 찾았다. 끝내 선두를 지켜냈다. 신지은은 경쟁 자체를 즐겼다. “추격당하는 상황은 싫지만, 동시에 그런 아드레날린을 좋아하는 것 같다”면서 “캐디(셰인 코드)와 이 순간에만 집중하자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LPGA 투어 통산 2승째. 오랜 기다림 끝에 맺은 결실이다. 신지은은 2011년 LPGA 투어에 데뷔, 2016년 5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텍사스 슛아웃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정확히 10년 2개월 25일이 걸렸다. LPGA 투어서 우승을 추가하는 데 10년 이상 걸린 선수가 나온 건 1996년 비키 퍼곤(미국) 이후 30년 만이다. 당시 퍼곤은 1984년 우승 기쁨을 만끽한 뒤 12년 3개월 6일 뒤인 1996년에서야 트로피를 추가했다.
그만큼 간절했을 터. 신지은은 “첫 우승 때는 진짜 같지 않았다. 우연히 얻은 것처럼 느껴졌는데, 이번엔 노력해서 이뤄낸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실제로 신지은은 과거 깊은 슬럼프를 겪은 바 있다. 길을 잃고 헤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환점을 만들었다. 이었다. 신지은은 “코로나19가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골프에 대한 불꽃을 찾았고, 다시 우승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그 목표를 이뤄 믿기지 않는다”고 놀라워했다.
한국 여자골프도 신바람을 낸다. 이번 우승으로 한국은 올 시즌 LPGA 투어서 6승을 합작하게 됐다. 이미 지난 시즌과 동률을 이뤘다. 내친김에 미국(6승)과 일본(15승)을 넘어, 6년 만의 최다승 탈환을 노린다. 한때 한국 선수들이 LPGA 투어서 진한 존재감을 과시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2020년 이후 페이스가 다소 주춤했다. 다음 주 열리는 메이저대회 AIG 위민스 오픈을 시작으로 후반기가 시작된다. 한국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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