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만 되면 히어로가 되는 사나이’
토너먼트는 이변과 변수가 많다. 경기를 주도할 선제골이 필수적이다. 팽팽한 흐름을 단숨에 뒤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팀 주포가 부상으로 빠진 위기 상황, 아제딘 우나히(26·지로나)가 해결사로 나섰다. 우나히의 활약에 힘입어 모로코는 두 대회 연속 월드컵 8강 진출 위업을 달성했다.
모로코는 5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개최국 캐나다와 맞붙었다. 전반 22분 만에 대형 변수가 발생했다. 팀 내 최다 득점(3골)을 기록 중이던 이스마엘 사이바리(뮌헨)가 부상으로 쓰러진 것. 에이스를 잃은 모로코는 흔들렸다. 볼점유율은 67%-33%로 크게 앞섰으나 공격 순도가 떨어졌다. 슈팅은 단 한 차례에 크치며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후반 시작과 함께 세트피스로 선제골을 만들었다. 그 주인공은 우나히였다. 후반 5분 아슈라프 하키미(PSG)가 프리킥을 길게 밀어줬고, 우나히가 페널티박스 가장자리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로 오른쪽 하단 구석을 뚫었다.
후반 37분 쐐기골까지 터뜨렸다. 빠른 역습 과정에서 브라힘 디아스(레알 마드리드)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오른쪽 상단 구석을 갈랐다. 이날 우나히는 87분을 뛰며 유효슈팅 2개를 모두 골로 연결하는 결정력을 선보였다. 패스 성공률도 78.5%(42개 중 33개)로 높은 수치를 자랑했다.
새 역사도 썼다. 모로코 축구대표팀 선수가 월드컵 한 경기에서 두 골을 넣은 건 1998 프랑스 대회의 사라헤딘 바시르(스코틀랜드전 2골) 이후 28년 만이다. 모로코는 우나히의 두 골과 후반 추가시간 8분 터진 수피안 라히미의 득점을 더해 3-0으로 캐나다를 제압하고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최우수선수(POTM)로도 뽑힌 우나히는 “사실 캐나다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우리의 플레이를 끊임없이 방해했다”며 “팀 승리에 발판이 된 골을 넣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다음 경기인 프랑스전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나히는 2022 카타르 대회 4강 주역이다. 당시 등번호 8번을 달고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7경기서 평균 70분 이상을 소화했다. 월드컵 활약 덕에 2023년 1월 프랑스 리그1 마르세유에 입성했다. 클럽 커리어는 순탄치 않았다. 준주전급에 머물며 별다른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직전 시즌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그리스 파나티나이코스 임대를 거쳐 2025~2026시즌 스페인 라리가 지로나로 둥지를 틀었다. 지로나에선 달랐다. 24경기 중 20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입지를 다졌다. 5골 2도움으로 팀 내 공격포인트 3위에 올랐다.
소속팀은 18위로 강등됐으나, 우나히는 제 몫을 다했다. 그의 활약은 이번 북중미 대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8강 상대는 우승 후보 프랑스다. 윌리엄 살리바(아스널), 다요 우파메카노(뮌헨) 등 기라성 같은 수비수들이 즐비하다. 결국 우나히의 발끝이 다시 한번 터져야 한다. 5경기 2실점의 프랑스를 뚫어낼 그의 한방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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