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넷플릭스
진선규표 코미디는 이번에도 통했다. 현실감 있는 생활 코미디에 더해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까지 소화하며 작품의 글로벌 흥행을 이끌었다.
지난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남편들’은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비영어 영화 2위를 기록하며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대한민국을 포함해 칠레·페루·인도·사우디아라비아·태국·베트남 등 총 30개 국가에서 톱10에 올랐다.
영화는 범죄 조직에게 납치당한 아내를 구하기 위해 얼떨결에 힘을 합친 전 남편과 현 남편의 예측불허 구출 작전을 그린 코미디 액션 영화다. 진선규는 주인공이자 전 남편 황충식 역을 맡았다. 생활 코미디의 강점을 극대화한 동시에 수준급 추격전과 액션 장면도 소화하는 등 폭넓은 활약을 펼쳤다.
작품 공개 후 인터뷰에서 진선규는 “정말 재미있게 봤다. 원래 자기 작품을 볼 때는 한 발짝 떨어져서 보기 마련인데 시사회 때나 따로 배우들끼리 봤을 때도 중반 이후부터는 많이 웃으면서 봤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작품의 대표 코미디 장치 중 하나는 황충식의 살인 미소다. 딸을 누구보다 아끼는 아빠답게 딸이 “살인 미소 보여달라”고 부탁하면 곧바로 우스꽝스러운 표정의 미소를 지으며 웃음을 선사한다. 진선규는 “많이 고민했다.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지금도 그걸 보면 현타가 온다”고 멋쩍게 웃으며 “이것저것 해보다가 마지막에 한 게 감독님의 OK 사인이 났다. 그런데 지금도 볼 때는 ‘좀 더 잘할 걸’ 생각을 하게 된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코미디뿐 아니라 맨손 격투 등 액션에서도 활약했다. 마약반 형사인 황충식만이 할 수 있는 액션을 찾아보자는 감독의 제안에 레슬링을 기본으로 한 화려한 수갑 액션을 고안했다. 무술 감독과 무수히 많은 연습을 거쳤다. 진선규는 “하나, 둘, 셋 주고받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잡고, 돌리고, 타고 넘어가서 꺾는 등 말로는 쉬워 보여도 꽤 힘들어서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현장에서도 리허설을 많이 했다”고 힘들었던 액션 준비 과정을 돌아봤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 진선규와 공명의 재회다. 두 사람은 2019년 개봉해 1600만 관객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 ‘극한직업’ 이후 7년 만에 다시 만났다. ‘극한직업’ 팀과는 지금까지도 매년 개봉일 전후로 모임을 가질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진선규는 “그때는 귀엽고 어린 친구라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중심을 잘 갖고 있는 좋은 주연 배우”라며 “‘극한직업’ 팀과는 만날 수 있는 여건이 생긴다면 함께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밖에서는 강해 보이지만 시내(강한나)와 이혼 후에도 딸 황연주(오은서)를 누구보다 끔찍이 사랑하는 외강내유의 딸바보 캐릭터다. 전처와 딸이 납치되자 경찰의 임무보다 구출 작전을 우선할 정도로 가족애를 중시한다. 실제로 딸과 아들을 두고 있는 진선규는 “사실 따지고 보니까 제가 그런 사람이고 집에 가면 그렇게 행동한다”며 “만약 진짜 납치 같은 일이 생기면 어떤 아빠라도 눈이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실제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복합적으로 들면서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영화 말미 쿠키 영상에서는 임윤아가 깜짝 특별출연했다. 극중 빌런 용강(윤경호) 아내 역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2022년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에 함께 출연한 진선규와의 인연 덕분이었다. 이후 진선유는 임윤아의 부탁으로 드라마 MBC ‘킹더랜드’에 특별출연한 바 있다. 진선규는 “그때 윤아가 너무 고맙다면서 ‘혹시 나중에 오빠도 제 카드가 필요하면 써달라’고 선물을 줬는데 이번 기회에 사용했다”고 웃었다.
속편 예고로도 읽히는 해당 장면에 대해 “원래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있던 장면이다. 남편들에 이어 2편은 ‘아내들’로 해서 반대로 남편들을 구하는 이야기가 나오면 좋겠다고 서로 얘기도 했다. 이번에 잘 돼서 속편이 나오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극한직업’부터 시작해 영화 ‘카운트’(2023)·‘아마존 활명수’(2024) 등 코미디 장르에서 두각을 보이지만 그에게도 코미디는 늘 어려운 장르다. 누군가를 웃기는 방식은 무척이나 다양하지만 그 모든 방식이 관객에게 온전히 와닿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코미디는 많은 배우가 가장 어려운 장르로 꼽기도 한다.
진선규는 “이번에도 우리가 이야기 흐름대로 재미있는 라인을 짰는데도 모든 사람에게 호감이 될 정도의 코미디는 여전히 어렵다고 생각이 들었다. ‘극한직업’이라는 작품이 참 대단했던 작품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새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부분에 웃고 좋아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코미디라는 장르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 자체가 늘 어렵다. 좋아해 주는 분도 있지만 취향이 아니라는 분도 있다. 그래서 할 때마다 참 어렵다. 누군가에게 웃음을 줘야 한다는 게 늘 고민되고 힘든 것 같다. 하면서 배우게 된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코미디는 단발성 웃음이 아닌, 여러 요소가 맞물린 결과물이다. 진선규는 “어떤 한 부분 때문이 아니라,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합쳐져야 많은 사람에게 통하는 웃음이 될 수 있다”며 “누군가의 개인기로 잘하는 방식을 추구하진 않는다. 예컨대 어떤 상황이나, 그 상황 속에서 인물이 어쩔 수 없이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조금 부족해 보이는 모습이 웃음을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코미디는 하면서도 고민”이라고 밝혔다.
악역 연기보다 코미디가 더 어렵다면서도 웃음을 주는 연기에 대한 욕심은 여전하다. 진선규는 “물론 감동도 드리고 싶지만 웃음을 드리는 게 더 좋다. 그래서 괜찮은 이야기다 싶으면 정말 하고 싶고,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하반기에도 누구보다 열일을 이어간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ENA) 유인식 감독의 차기작 tvN ‘100일의 거짓말’을 촬영 중이다.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한 첩보 로맨스로, 조선총독부 신임 정무총감 사토 신이치 역을 맡았다. 진선규는 “일본어를 많이 연습하고 있다. 이 또한 좋은 캐릭터로 남았으면 마음”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아울러 “지금 영화 시장도 조금씩 숨을 쉬고 있는 것 같아서 빨리 또 영화 작업을 하고 싶다”고 활약을 예고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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