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힐리어드만 살아나 주면 좋을 것 같다.”
이강철 프로야구 KT 감독의 마음이 닿은 것일까. 최근 타격 부진으로 마음고생을 했던 외야수 샘 힐리어드(KT)가 호쾌한 투런포로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힐리어드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해 시즌 14호 홈런을 터뜨렸다.
한 방이 필요한 순간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힐리어드는 3회초 2사 2루에서 두산 선발 최승용의 5구째 시속 143㎞ 직구를 공략했다. 단숨에 3점 차로 달아날 수 있었던 쐐기포(4-1)였다.
제대로 맞은 타구는 오른쪽 담장 너머로 향했다. 타구 속도는 171.1㎞, 발사각은 28.5도였고 비거리는 126.6m가 측정됐다.
경기 전 이 감독이 힐리어드의 장타력에 기대를 걸었던 이유가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었다. 이 감독은 “힐리어드는 앞에 주자가 있을 때 제대로 걸리면 한 방을 칠 수 있는 장타력이 있다”며 “(안)현민이도 돌아왔고 현재 타선이라면 힐리어드만 살아나 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힐리어드는 지난달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5월 25경기서만 타율 0.350은 물론 8홈런 23타점으로 팀 타선을 이끈 것. 그러나 6월 들어서는 이날 경기 전까지 11경기 타율 0.179에 홈런 없이 4타점에 머물렀다. 직전 10경기 성적표로 보면 타율 0.171 등 부침을 겪고 있다.
이 감독은 힐리어드의 부진 원인 중 하나로 자동투구 판정시스템(ABS) 적응을 꼽았다. 큰 신장 때문에 스트라이크존 대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본래 갖고 있던 선구안까지 흔들렸다는 분석이다. “원래 공을 잘 보는 선수인데 최근 ABS에서 힘든 점이 있는 것 같았다. 공을 많이 보지 않고 치려고 하다가 조금 무너진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힐리어드 역시 책임감을 크게 느꼈다. 훈련 뒤 지나가던 중 이 감독에게 갑작스레 “죄송하다”고 말했을 정도다. 깜짝 놀란 이 감독은 “네가 미안할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며 “현민이도 이제 왔고, 팀도 계속 이기고 있으니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뒷 타선에 연결만 잘 해주는 데 집중해달라’고, 그렇기만 해도 괜찮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부담을 내려놓은 힐리어드는 가장 자신 있는 방식으로 응답했다. 주자가 놓인 상황에서 직구를 놓치지 않았고, 단숨에 담장을 넘긴 것. 이 감독이 기다렸던 ‘한 방’이 잠실 하늘을 가른 순간이다.
한편 KT는 이날 3회 말 종료 기준 힐리어드가 그려낸 아치에 힘입어 4-1 리드로 앞서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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