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사우나에서 땀을 빼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 운동 후 사우나,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회복 루틴,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이른바 ‘디지털 디톡스’ 문화가 맞물리며 사우나는 다시 웰니스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우나는 혈액순환을 돕고 긴장을 풀어주는 휴식 습관으로 여겨진다. 다만 임신을 준비 중인 남성이라면 ‘개운함’과 별개로 고온 환경이 생식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한 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환은 ‘서늘한 환경’이 필요
남성의 고환은 체온보다 낮은 온도에서 정자 생성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몸 밖에 위치한다. 사우나, 찜질방, 뜨거운 욕조, 장시간 온열 좌석 사용, 꽉 끼는 속옷 등은 음낭 주변 온도를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물론 사우나를 한두 번 이용했다고 곧바로 생식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남성이 가끔 사우나를 즐기는 정도까지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임신을 준비 중이거나, 정액검사에서 정자 수나 운동성 저하를 들은 경우, 고환 통증이나 묵직함이 반복되는 경우다. 이때는 고온 노출 습관을 줄이고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정계정맥류 있으면 온도 조절 불리
민트병원 인터벤션센터 김건우 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에 따르면 고온 환경과 함께 확인해야 할 질환이 정계정맥류다. 정계정맥류는 고환 주변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혈액이 고이는 질환이다. 다리의 하지정맥류처럼 정맥 혈류가 원활하게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고환 주변에 열이 머물고, 일부 남성에서는 정자 수 감소, 운동성 저하, 고환 통증, 난임과 관련될 수 있다.
김건우 원장은 “정계정맥류 통증은 묵직한 느낌으로, 오래 서 있거나 활동한 뒤 심해지고 누우면 완화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음낭 안에서 혈관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육안으로 구불구불한 혈관이 보이는 경우, 한쪽 고환이 묵직하고 당기는 느낌이 반복된다면 정계정맥류를 의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초음파로 확인하고 치료 여부 판단
정계정맥류는 의사의 진찰과 음낭 초음파를 통해 확인한다. 초음파 검사는 늘어난 정맥의 크기와 혈류 역류 여부, 고환 크기 차이 등을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수술적 교정이나 비수술 치료인 정계정맥류 색전술을 고려할 수 있다.
김건우 원장은 “정계정맥류는 전체 남성의 10~15%에서 발생해 흔한 질환이지만 증상이 없으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며 “고온 환경을 자주 이용하는 남성 중 고환 통증이나 묵직함이 반복되거나 임신 준비 과정에서 정액검사 이상을 들었다면 음낭 초음파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사우나 끊어야 하나?
사우나 자체를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장시간 고온 사우나를 이용하거나, 뜨거운 탕에 오래 머무는 습관이 있다면 조절이 필요하다. 특히 임신을 준비 중인 남성이라면 사우나 이용 시간을 줄이고, 지나치게 뜨거운 환경에 오래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노트북을 무릎 위에 올려 장시간 사용하거나 핸드폰을 앞주머니에 넣어 두는 습관, 온열 매트나 전기장판을 높은 온도로 오래 사용하는 습관, 꽉 끼는 속옷이나 하의를 장시간 입는 습관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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