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을 이겨낼 수비진 조합.”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해부터 공들여온 스리백. 하지만 이를 구현할 수비진 구성은 좀처럼 고정되지 않았다. 실험과 부상이 이어지면서 조합이 수차례 바뀌었고, 완성도에도 물음표가 따라붙었다. 당장 이틀 뒤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개막한다. 더 이상 실험할 시간도 없다. 최근 평가전을 거치면서 이기혁(강원)-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이한범(미트윌란) 조합이 유력한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이기혁, 김민재, 이한범 구성에 윙백은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와 설영우(즈베즈다)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은 수비 시 스리백, 공격 시 포백으로 전환하는 ‘가변 스리백’ 전술을 활용하면서 후방 빌드업으로 경기를 풀어나간다. 후방에서 안정적으로 공을 전달해야 공격진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반대로 빌드업 시 상대 압박에 흔들리면 실수 한 번에 실점으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실제로 대표팀은 패스 미스 한 번으로 뒷공간 역습을 내줘 실점한 장면이 많다. 한 위원은 “이 조합으로 간다면 상대 압박이 들어올 때 투박함으로 인해 공을 빼앗기는 상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선수는 이기혁이다. 이번 월드컵 명단 깜짝 발탁의 주인공이다. 대표팀 경험은 부족하지만 빌드업 능력만큼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이기혁은 지난달 31일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서 사실상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안정적인 볼 처리와 전진 패스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수비 시 왼쪽 스토퍼, 공격 시엔 왼쪽 풀백으로 움직이며 중원과 전방의 공격 숫자를 늘리는 데 힘을 보탰다. 또 왼쪽에서 함께 선 카스트로프와도 매끄러운 연계를 선보였다.
한 위원은 “이기혁이 경험은 적을지언정 우리 대표팀 수비 자원 중에 기본기, 볼 간수, 패스 능력이 최상급이다. 최근 평가전에서도 충분히 보여줬다”며 “경험과 관계없이 스리백의 한 축을 맡을 자원으로 가장 유력하다. 그 자리에 이기혁보다 나은 대안은 없다”고 짚었다.
양 측면 카드는 보다 명확하다. 왼쪽은 한국 최초 외국 태생 혼혈 선수인 카스트로프가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한 위원은 “윙백은 왼쪽 카스트로프, 오른쪽 설영우 주전이 유력하다”며 “카스트로프야 말로 유럽 무대 경험이 풍부해 외국팀과의 대결에서도 과감한 플레이가 가능한 선수다. 활동량도 수준급이며 이미 분데스리가에서 윙백 경험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영우는 계속 주전으로 뛰어왔다. 왼쪽에서 뛴 적도 있지만 카스트로프가 왼쪽을 맡아주면 본인이 더 편한 오른쪽 자리에서 익숙한 동료인 이강인을 잘 받쳐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홍명보호 스리백의 성패는 화려한 수비보다 압박을 이겨내는 빌드업에 달려 있다. 김민재를 중심으로 이기혁, 이한범이 후방 안정감을 책임지고, 카스트로프와 설영우가 측면에서 활력을 불어넣는다면 이번 대회를 위해 준비한 가변 스리백 축구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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